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금, 원유 등 상품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또 개별종목보다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례적으로 기술업종을 유망한 산업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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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금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한 주주의 질문에 "금은 쓸모가 없다"며 "금값이 명목뿐인 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금에 뛰어드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가격이 오르는 것에 투자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동안 이는 부자가 되는 길이 아니었다"고 지적하면서 "나는 가격이 올라 법석을 떠는 자산보다는 생산할 수 있는 것에 기반한 가치를 가진 자산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이어 "내 견해로는 사람들이 금을 보며 할 수 있는 것은 흠모하고 사랑하는 것"이라며 투자 대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멍거 부회장은 금에 대해 "세상이 지옥으로 향하고 있을 때만 가격이 올라가는 자산을 사는 것은 다소 괴상한 짓"이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원유 투자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도 같은 맥락의 답변을 했다.
그는 "유가의 방향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석유에 투자하는 것을 꺼린다"면서 "지적인 사람은 상품에 투기하기보다는 생산적인 자산에 투자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핏은 최근 달러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에 대해 "달러의 구매력이 저하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문제는 그 속도"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 외에도 모든 통화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며 "다만 어떤 통화 가치가 더 빨리 또는 더 느리게 하락할 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년전 `달러 숏` 포지션을 취했던 버핏은 지금은 달러 하락에 베팅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최근 외환시장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자체 통화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한 재정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정가에서 일고 있는 채무 한도 상향에 대해 논란에 대해선 "시간 낭비"라면서도 "그러나 한도를 높이지 않을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개별종목보다 인덱스펀드 투자 바람직
찰리 멍거 부회장도 같은 대답을 했다. 멍거는 이어 "버크셔 주식은 두번째로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버핏은 또 `앞으로 50년을 더 산다면 어떤 업종에 투자하겠냐`는 질문에는 "기술기업과 에너지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버핏이 기술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지난 수년 동안 기술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 왔다.
◇ 은행 수익성 현저하게 저하될 것
버핏은 "내 견해로는 앞으로 미국 은행들의 수익성은 21세기 초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웰스파고의 최대주주이며, US뱅코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은행 수익성 하락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레버리지가 감소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는 사회에는 좋은 일일지는 모르지만 레버리지를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은행들에는 나쁜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