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한달… 또 다른 ‘신의 직장’

  • 등록 2007-04-23 오전 8:35:13

    수정 2007-04-23 오전 8:35:13

[조선일보 제공] 여름철 회사 책상을 깔끔히 정리하고 두 달간 훌쩍 바캉스를 떠나는 프랑스 사람들. 일주일의 짧은 휴가를 손꼽아 기다리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겐 꿈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국내 기업 중에도 한 달 이상 장기(長期) 휴가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일기획은 이달 들어 ‘아이디어 휴가’라고 이름 붙인 장기 휴가제도를 도입했다. 오지탐험, 이색체험, 단기연수 등 개인별로 테마를 정해 근무연수에 따라 짧게는 2주일, 길게는 두 달간 휴가를 떠날 수 있다. 근무경력 5년 정도만 돼도 한 달간 휴가를 떠날 수 있다. 한호혁 대리는 “3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일기를 정리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시간이 없었다”며 “9월쯤 한 달 휴가를 내고 정리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無) 테마도 테마’라며 그냥 쉬어도 상관없다.

제일기획 김낙회 사장은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창조적인 생각이 더 좋은 생산성을 가져다 준다”며 “휴가는 단순히 휴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광고회사 화이트 커뮤니케이션도 직원들에게 매년 한 달간 유급 휴가를 주고 있다. 11개월간 일하고 13개월치 월급을 받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휴가 후유증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일에 대한 의욕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은 5년마다 1개월간의 안식휴가를 준다. 다른 회사가 대개 10년 이상 근무해야 안식휴가를 주는 것에 비해 안식휴가 주기가 훨씬 짧다. 옥션 홍윤희 차장은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떠날 수 있도록 임원들이 휴가에서 솔선수범을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초 여름휴가를 최대 16일까지 쓸 수 있도록 합의했다. 법정 공휴일에 쉬지 않는 대신 여름휴가를 길게 잡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개인 사정에 따라 여름에 집중적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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