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장관,"삼성 임직원 사회 봉사 적극 협조 더 기대된다"


  • 등록 2006-02-12 오전 11:53:03

    수정 2006-02-12 오전 11:53:03

[노컷뉴스 제공]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장을 받은 다음날인 11일 주말,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노인복지회관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펴며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유 장관이 처음 들러 빵 만들기를 거든 곳은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 지원을 받아 성모성심수도회가 위탁운영하는 마망 베이커리. 유 장관은 빵을 굽고 커피를 끓여 대접하는 등 베이커리 일을 끝내기가 무섭게 바로 옆에 위치한 노인복지관 식당으로 건너 가 급식봉사에 나섰다.

유 장관은 일터를 옮기는 사이에 빵을 사러 들렀던(?) CBS 변상욱 대기자와 자리를 함께 했다. (노인들 이야기를 듣기위해 나선 자리이니 복잡한 정치와 정책 쟁점들은 뒤로 미루자는 신사협정과 함께......)

Q : 먼저 취임 축하드립니다. 몸과 마음을 복지 현장에서 절대로 떼놓지 않겠다는 취임 일 성이 있은 다음날부터 이렇게 곧 바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니 훈훈하게 느껴집니다. 어려울 때 보건복지 행정의 수장으로서 중한 책임을 짊어졌는데 각오는.....?

유 장관 : 현장에 집중해서 국민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고 원하시는 게 뭔지 파악하여 국민들이 기꺼이 협조해 줄 방법을 찾아 그 방법으로 일을 해야 하겠다 그거 하나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첫걸음을 이곳 노인복지센터로 향하게 된 동기는.....?

유 장관 :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양극화까지 동시적으로 심화되고 있는데, 가장 집중적으로 아픔이 나타나고 있는 분야가 어려움에 처한 노인들의 삶입니다. 이것은 향후 계속해 심각해질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해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죠. 그래서 먼저 어르신들 문제에서부터 집중해야겠다고 보고 이곳을 들러보려 한 것입니다. 여기가 노인들의 시장 참여형 일자리인데 노인들과 함께 빵 만들고 식사 준비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 : 복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 미흡한 것 중에 하나는 복지 전달 경로인 듯 합니다. 중앙 정부에서 정책을 입안해서 내려 보내도 실수요자인 국민에게 그 복지서비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거죠. 이 시스템은 점검을 해 보완해 놓아야 복지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텐데........

유 장관 : 노인 뿐 아니라 밥을 제때 못 챙겨먹는 아이들부터 시작해서 장애인, 기초 생활보호 대상자에 이르기까지 국가예산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사회복지전달체계가 제대로 확립되어 있는 게 중요하죠.

우리 나라가 복지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미흡한 점들이 드러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몸이야 현장에 늘 나와 있을 수는 없지만 눈과 귀만큼은 항상 현장을 향해 열어놓고 있겠습니다.

Q : 고령화와 맞물려 있는 문제가 저출산 문제입니다. 젊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기 꺼린다고 해서 출산지원금을 준다..... 이런 방식으로는 어려울 것이고 다른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유 장관 : 보건복지장관 만으로서는 특별한 해법을 발견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결혼해 아기를 낳고 기르는 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의 하나 아닙니까. 사실 나이가 들어 삶이 고단해지면 아이들로부터 위안도 얻고 힘과 용기도 얻는 건데 말이죠.

그런데 경제적 이유 또는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함께 병행하기 어려운 문화풍토나 제도적 미비 때문에 아기를 낳지 않고 인간의 행복을 누리길 주저하게 되다니 안타깝죠. 이게 저출산의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희망을 가지시도록 힘써야겠고, 또한 이것은 국가의 미래란 의식을 공유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남성들이 가정에서 직장에서 이 문제를 함께 진지하게 생각해 여성이 부닥친 문제 해결에 적극 협조해주셔야 합니다. 국가가 예산을 세워 지원정책을 펴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것을 알아주시고 우리의 문제로 함께 풀어나가야죠.

Q : 젊은 어머니들 이야기가 나왔지만 노인문제에서도 성인지적 관점에서 다시 살펴봐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제도도 남성 가장 위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여성 가장이 가난한 가정에 훨씬 더 많다는 통계가 여성의 빈곤화를 단적으로 드러내는데.....?

유 장관 : 이곳도 노인 참여형 일자리인데 모두 할머니들이 일하시더군요. 여성의 평균연령이 더 높기 때문에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 할머니 인구가 훨씬 많으니 그 문제에 더 관심 두고 살펴야겠죠. 한편으로는 혼자 계신 할아버지의 경우 할머니보다 더 힘들어하시기도 합니다. 일상을 자기 손으로 직접 처리하며 살아오신 게 아니어서 헐머니들 보다 더 힘드신거죠. 각각의 사정을 두루 잘 살펴서 정책을 펴도록하겠습니다.

Q : 역시 문제는 재정입니다. 특정 소외계층에 대해 선택적으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서 모든 국민을 위한 보편적인 복지서비스로 전환하려는 가운데 양극화의 심화라는 문제가 제기되어서 두 가지를 다 끌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배정받은 예산으로 열심히 하겠다 할수 만은 없는 것 아닙니까? 보건복지 장관으로서도 복지예산 확충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 내야죠?

유 장관 : 최근 삼성에서 기업이 사회로부터 얻은 이익을 출연해 국가에 운영을 맡긴다는 소식 듣고 고마왔는데 보건복지 장관으로서 더 눈여겨보는 건 임직원들이 사회봉사에 적극 협조하란 방침이었습니다. 기대되는 대목이죠. 국가에서 제도와 예산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입니다. 시민사회, 기업의 협력 정말 중요합니다.

국가가 공적으로 정책과 예산을 세워 시행하고 여기에 지역사회의 민간역량이 결합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의무를 다하고, 정책이 더 효과를 거두도록 사회 각계각층의 경제주체들이 자기의 행동방식과 사고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원마련도 이렇게 마음이 모아지면 여러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처럼 국가가 빨리 해결하라고 요구는 많이 하면서 내가 부담하게 되는 것은 피하고 싶어 한다면 어려워집니다. 사회가 처한 현실에 대해 공동의 인식을 가지고 자기 몫만큼 자기가 선 곳에서 생각과 힘과 마음을 모으도록 노력을 해야죠. 제가 그것을 위해 어떤 역할을 맡아야겠다는 각오도 갖고 있습니다.

Q : 유 장관의 진정성과 열의에 기대를 걸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 주셔 감사합니다.

유 장관 :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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