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은 정확히 반걸음을 앞으로 내딛은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취약한 경기상황", "불확실성의 상존"이란 용어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소매매출이나 일부지역의 제조업이 안정을 찾아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중반이나 그보다 앞서" 경기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한 점은 종전보다 약간이나마 앞으로 내딛은 것이다.
이에 대해 뉴욕 증시와 달러/엔 환율이 보인 반응은 상반된다. 주식가격은 폭락했고 달러가치는 상승했다. 주식시장에는 기업실적에 대한 실망이, 달러가치에는 경기회복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영향을 줬다.
베이지북, 회복 조짐들의 발견
미국 연준리(FRB)는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가 "여전히 전반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FRB는 작년 11월 말부터 지난 1월 9일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취합한 결과, 이같이 판단된다며 그러나 개선되는 조짐이 부분 부분 관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복세는 "올해 중반이나 그보다 앞서 찾아 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기와 강도는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를 달았다. 소매매출의 경우 "상승세가 엿보인다"고 진단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취약한 상태이며 제조업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몇몇 지역에서 "안정" 혹은 "회복"의 신호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내 각 연방은행들이 순차로 돌아가며 최근 각 주 경제상황을 요약, 진단해 매달 발표하는 경기보고서의 일종으로 FRB의 통화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식 외환시장의 상반된 평가
이날 뉴욕 증시는 인텔과 JP모건체이스의 실망스런 실적이 하루종일 장을 지배했다.
전날 4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인텔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추천등급을 상향시킨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1분기의 매출이 전분기와 같거나 오히려 줄 것이란 회사의 예상과 올해 설비투자액을 줄이겠다는 방침이 투자분위기를 냉각시켰다.
JP모건체이스는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두가지의 돌발사태(아르헨티나 엔론파산)로 인해 월가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는 순익을 밝혔고 실망을 더해졌다.
베이지북은 오후에 발표됐다. 증시는 일단 낙폭을 줄이는 방향으로 반응했다. 시기를 거론하면서 경기회복이 있을 수있다고 지적한 것은 분명히 진일보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실적에 대한 실망 매물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낙폭을 키우는 쪽으로 마감됐다.
베이지북에 대한 증시의 반응은 경기회복이 임박했다는 부분을 의심했다기 보다는 그것과 기업실적 회복의 연관관계가 아직은 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실적발표시즌을 피해가자는 쪽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치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산업생산을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여 경제의 반등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달러화가 엔화 환율이 132엔 선을 상향 돌파하는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장 후반에 환율의 상승이 두드러졌다는 것은 분명히 베이지북에 반응했다는 관측을 낳는다. 132.07엔에 마감. 전장 종가는 131.12엔이었다.
달러화는 12월 미 산업생산 감소폭이 최근 6개월래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상승 추진력을 얻었다. 전날 발표된 12월 소매매출 지표와 함게 산업생산도 호조를 보이자 경기바닥이 근접했다는 낙관론이 시장에 확산됐다.
보스턴 소재 인베스터스 뱅크 앤드 트러스트의 선임 외환전략가인 팀 마제넥은 "소매매출과 산업생산 지표가 달러화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바닥의 최종확인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달러화 상승폭이 다소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 경제가 아직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지만 부분적으로 개선기미가 나타나고 있다며 올 중반부터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 달러화에 막판 급상승 재료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