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틀만에 탄핵 보도…"윤석열 괴뢰의 대통령 권한 정지"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억지 담화로 거센 분노 불러"
별다른 논평 없이 전달…'적대적 두국가론 이후 거리두기'
  • 등록 2024-12-16 오전 8:02:36

    수정 2024-12-16 오전 8:02:36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 소식을 이틀 만인 16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보도했다.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괴뢰 한국에서 지난 14일 윤석열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돼 대통령 권한이 정지됐다”고 전했다. 별다른 논평은 없었다.

매체들은 지난 7일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됐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무산됐으며, 이후 국회 일대에서 규탄 시위가 일어난 사실도 보도했다.

이들은 “윤석열 괴뢰가 12일 거짓과 억지로 엮어진 담화 발표라는 사기극을 벌려놓았지만 비상계엄 망동의 책임을 야당과 그 누구의 위협에 떠넘기고 광범한 군중의 탄핵 투쟁을 광란의 칼춤으로 모독한 것으로 하여 정계와 사회계의 더욱 거센 반발과 분노를 야기시켰다”고 말했다.

계엄 선포 관련 수사 진행 상황도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다. 매체들은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구속된 데 이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육군참모총장과 국군방첩사령관, 특수전사령관, 정보사령관 등이 줄줄이 직무가 정지됐다”며 “내란죄 우두머리 윤석열 괴뢰와 그 공범자들에 대한 수사가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이틀 만에 보도가 이뤄진 것이다.

북한은 앞서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약 4시간 만인 당일 저녁에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은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해제에도 침묵하다 8일 만인 11일에서야 관련 소식을 다뤘다. 이 역시 북한 특유의 거친 언사보다는 남한 언론이나 외신 보도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전했다. 전문가들은 2016년 때와 다른 북한의 보도 양상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상태에서 한국의 내정에 섣불리 입장을 표명하기보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남 적개심 고취 기회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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