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프리미엄 흰 우유 시대가 열렸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흰 우유 소비가 감소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최근 원재료인 원유 가격마저 치솟으며 기존 제품만으로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워져서다. 이른바 ‘소화가 잘 되는’ 흰우유를 키워드로 수익성과 함께 새로운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모양새다.
| 유한건강생활 뉴오리진 A2 우유 모델 배우 김태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연세유업 세브란스 전용목장 A2 단백우유 모델 방송인 서장훈, 서울우유협동조합 A2+ 우유 모델 배우 박은빈.(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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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A2 우유를 선보인 유한건강생활 헬스&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뉴오리진’은 기존 온라인에서 최근 오프라인까지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경쟁사들의 A2 시장 진입에 대응하고 나섰다.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판매하다 최근
이마트(139480)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개 대형마트에 모두 입점을 마친 상태다.
일반 흰우유는 A1·A2 단백질이 모두 함유됐지만 A2 우유는 A2 단백질로만 구성된다. A1 단백질의 경우 A2 단백질보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베타 카소모르핀-7(BCM-7)’을 최대 4배가량 더 많이 방출해 섭취 시 배앓이 등 장내 염증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A2 우유가 일반 흰 우유보다 뇌 기능 향상에 좋고 제1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줄여주는 등의 효과가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도 있다.
이미 소비자들의 수요는 확인됐다. 뉴오리진 A2 우유는 현재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했다. 작년 매출도 전년대비 7배 증가하는 등 수요가 빠르게 확대된 터다. 국내 다른 주요 유업체들이 속속 A2 우유 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에 나선 이유다.
연세유업은 지난해 10월 ‘세브란스 전용목장 A2 단백우유’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8일 ‘A2+ 우유’를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두 회사는 호주에서 A2 우유를 수입하는 유한건강생활에 맞서 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육하는 젖소 품종인 홀스타인은 평균 30~40% 수준이 A2 우유를 생산하는데 두 업체 모두 젖소 선별 과정을 거쳐 A2 우유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소화가 잘 되는 또 다른 흰 우유 제품군인 락토프리(유당제거) 우유도 유업계가 주목하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지난 2021년 흰우유 브랜드 ‘맛있는 우유 GT’에 락토프리 제품군을 구성한
남양유업(003920)은 지난 2월 말 ‘맛있는 우유 GT 진짜 고칼슘 락토프리’를 출시하면서 해당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나섰다.
지난 2005년부터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선보인
매일유업(267980)은 현재 전체 흰우유 시장(지난해 1조6591억원)의 6%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락토프리 우유 비중이 향후 8%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락토프리 우유 성장률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40% 성장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폴바셋에서 이른바 ‘소잘라떼(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사용한 라떼)’가 고정 메뉴로 자리매김 하는 등 락토프리 우유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