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시신 행방불명…"푸틴, 살해 지시 후 사실 은폐"

나발니 모친에 '돌연사 증후군' 사인 통보
나발니 측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 주장
  • 등록 2024-02-18 오전 10:48:10

    수정 2024-02-18 오전 10:48:10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7)가 혹독한 환경으로 유명한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사망했다는 발표가 나온 가운데 시신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세이 나발니(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살해됐으며 러시아 당국이 그 흔적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나발니 시신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푸틴의 강력한 라이벌로 불리던 변호사 출신 러시아 반부패 운동가 나발니는 독극물 테러와 종신형에 가까운 수감을 버텨왔지만, 지난 16일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끝내 사망했다.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이 응급조치했지만 나발니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발니 모친은 아들의 시신이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로 옮겨졌다는 말을 듣고 갔지만, 영안실은 닫혀 있었고 그곳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나발니 측근들이 전했다. 나발니의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을 검시가 끝난 뒤에 넘겨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러시아 교도소 관계자들은 나발니 모친에게 1차 검시에서 사인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2차 검시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의 동료인 이반 즈다노프는 앞서 엑스(X·옛 트위터)에 나발니의 모친과 변호사가 사인이 ‘돌연사 증후군’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글을 올렸다

나발니 측근들은 나발니가 살해됐으며 그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에 관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나발니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발니가 살해됐으며 푸틴이 직접 그 명령을 내렸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크렘린궁은 자신들을 겨냥한 나발니 죽음 책임론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다음 달 15~17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나발니 팀은 지난해 12월 푸틴 낙선 운동을 위한 비밀 링크를 알리는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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