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법조계는 다음 50억 클럽 멤버로 거론되는 동시에 ‘재판거래 의혹’에 엮여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 수사 향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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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대표는 강제입원을 지시·독촉한 적 있던 것으로 확인됐고 이에 수원고등법원은 벌금 300만원의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입원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며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듬해 2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이 지사의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의혹 제기에 대한 답변·해명에 해당하며, 이 과정에서 한 말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다소 부정확한 표현이 있으나, 적극적으로 유권자들을 속일 의도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 덕분에 이 대표는 당선무효 및 피선거권 박탈 처분을 면하고 정치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재명 무죄’ 적극 주장했던 대법관…퇴임후 대장동 업체 고문으로?
화천대유는 대장동 의혹 중심에있는 자산관리 업체이자 ‘50억 클럽’ 곽상도 전 의원, 박영수 전 특검에게 뇌물을 건네는 통로로 지목된 곳입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권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된 배경이 수상하다며 검찰에 뇌물혐의 고발장을 제출합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권 전 대법관은 이재명 대표 사건 전원합의체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법관들에게 적극적으로 무죄를 설득했고 결국 7 대 5 아슬아슬한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권 전 대법관의 이런 노력이 과연 법관으로서 양심에 따른 것인지 깊은 의심이 듭니다.
공교롭게도 권 전 대법관이 무죄 의견을 낸 시기 전후로 ‘대장동 로비스트’ 김만배 씨가 권 전 대법관을 수차례 만난 정황이 포착됩니다. 대법원 출입 기록에 따르면 김 씨는 2019년 7월부터 1년간 총 9차례 대법원을 방문했는데 이 중 8차례는 방문지를 ‘권순일 대법관실’로 적은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김 씨가 권 전 대법관에게 접촉해 이 대표 무죄를 청탁한 정황이 분명하다고 지적합니다. 김 씨는 “일지에 편의상 이름만 그렇게 적고 구내 이발소를 이용했다”고 해명했지만, 대법관실은 실제로 예약 일정이 있는지 체크한 다음에만 출입을 승인합니다. 김 씨의 해명이 궁색한 이유입니다.
작년에는 대장동 의혹 수사가 난항을 겪으면서 재판거래 수사 역시 멈춰있었습니다. 이제는 대장동 비리의 윤곽과 이 대표의 연관성이 어느정도 드러났고, 50억 클럽 수사도 진전을 보이면서 권 전 대법관 수사 역시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앞서 지난 4월 검찰은 50억 클럽 의혹 관련해 “박 전 특검뿐만 아니라 제기된 의혹(인물)들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예고한 적 있습니다. 재판거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권 전 대법관은 뇌물죄로 무거운 처벌을 받고, 이 대표 역시 공범으로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됩니다.
한편 권 전 대법관은 50억 클럽 논란이 처음 불거진 당시 입장문을 내 “알지 못하는 일이고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이런 식으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권 전 대법관은 그 자신이 법률 최고전문가인데다 법조계 인맥도 상당한 만큼 견고한 방어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조계 일각에선 사건이 발생한 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유효한 증거를 찾기 어렵고, 유죄 입증도 몹시 험난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옵니다.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검찰이 박영수 전 특검 다음 거물을 향해 과감하게 칼을 뽑아들지 관심이 집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