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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당일치기 일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홍콩에서 하룻밤을 묵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우시우카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시 주석의 체류 기간을 밝히지 않은 것은 일정에 유연성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꼭 전염병 상황과 관련됐다고 볼 수는 없고 세부 일정을 공개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일정은 홍콩의 준비 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홍콩을 방문한 것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취임식인 지난 2017년 반환 20주년 행사 때였다. 당시 시 주석은 49시간 동안 홍콩에 머물며 20개의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 주석은 서방을 향해 ‘내정 간섭’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영국은 1984년 체결한 ‘중·영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통해 홍콩이 1997년 중국 반환 이후로도 50년 동안 현행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합의했다. 서방국은 중국이 홍콩의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선거법을 개정하는 등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부합한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또한 시 주석의 이번 홍콩 방문은 2019년 홍콩에서 대대적으로 발생한 반정부 시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반정부 시위 이후 홍콩의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선거법을 뜯어고쳐 친중국 세력이 홍콩을 장악하도록 했다.
리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시 주석은 홍콩이 혼돈에서 안정과 번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점에 참석하는 것”이라며 “홍콩에 대한 배려와 지원에 대해 시 주석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화상으로 참석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신화통신이 이번 발표에서 ‘방문’이나 ‘시찰’이 아닌 ‘출석(出席)’이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홍콩 매체 성도일보는 “홍콩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홍콩을 직접 방문할지 여부에 대해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에서는 최근 연일 하루 10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