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사상 유례 없는 골프 산업 호황으로 골프존이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쓰고 있다. 1년 새 주가도 두 배로 뛰었다. 하지만 오너 2세인 김원일 전 대표는 1년 새 지분 13%를 처분해 4대 주주로 물러났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골프존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골프존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074억원, 영업이익 31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컨센서스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이미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통상 3분기에는 야외 골프장 이용이 늘고 스크린골프장 이용이 줄어드는 비수기로 꼽히는데, 올해는 골프 인구 증가로 이 같은 경계가 사라졌다. 3분기 골프존의 소프트웨어(라운드) 매출과 하드웨어(신규 가맹점 출점) 모두 크게 늘었다. 특히 원가율이 낮은 소프트웨어 사업이 영업익 개선을 견인했다. 신규 골프 인구 유입에 영향을 받는 자회사 GDR아카데미 역시 회원 수가 증가하고 있어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최근 정부가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하면서, 영업시간 제한을 받던 골프존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도 크게 뛰었다. 1년 전 7만원대였던 골프존 주식은 현재 14만원대로 2배가 됐다. 주가 상승에 따라 오너 2세의 지분 현금화도 이뤄졌다. 김원일 전 대표는 골프존 주식을 꾸준히 매각해 1년 사이 2대 주주에서 4대 주주로 물러났다.
지난해 9월 골프존 지분 16.58%를 보유하고 있던 김 전 대표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소전문화재단(옛 더블유에이피파운데이션)에 지분 증여와 시간외매매를 포함해 최근까지 총 13.07%의 지분을 처분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3.51%에 불과해 3.74%를 소유하고 있는 소전문화재단보다도 적다.
지분 매각으로 김 전 대표와 소전문화재단은 600억원 이상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전 대표는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50만주를 매각해 540억원 안팎을 현금화했다. 또 소전문화재단에 공익재단 증여세 비과세 한도인 지분 5%에 해당하는 32만주를 증여했다. 소전문화재단도 김 전 대표에게 지분을 증여받은 직후부터 꾸준히 지분을 현금화해 70억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다.
김 전 대표가 6개월 새 500억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 2013년 골프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소전문화재단과 투자회사 원앤파트너스를 운영 중이다. 다만 골프존그룹의 지주회사 골프존뉴딘홀딩스 지분 42.89%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