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의 배후를 철저히 추격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오는 31일로 못박은 철수 시한은 그대로 지킬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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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N 등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카불 공항 테러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에게 테러를 주도 세력 공격 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당신(테러 배후)을 추적해 대가를 지불하게 만들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그는 “나는 지휘관들에게 IS-코라산(ISIS-K)의 지도부와 보유 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작전 계획을 개발하라고 명령했다”라면서 “우리는 우리의 시간, 우리가 선택한 장소, 선택한 순간에 강력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방부가 요청하면 추가적으로 병력 파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어제 오후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는 자살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두 차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따라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아프간 현지인도 6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은 자살 폭탄 테러 위협이 높다면서 자국민 및 자국 비자 소지자에게 카불 공항에 접근하지 말 것을 경고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장남을 잃은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며 사망하고 다친 미군 장병과 그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이 악의적인 공격으로 부상 당한 모든 아프가니스탄 가족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라고 애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 또한 2008년 이라크 전에 참전해 무공훈장까지 받았으나 2015년 돌연 뇌암으로 사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폭탄 테러에도 오는 31일로 정한 미군 철수 기한을 엄수할 것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 임무(완전 철수 및 민간인 대피)를 완수할 수 있고 반드시 완료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제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상 단 한 번도 통일된 적이 없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주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미국인의 목숨을 희생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적이 없다”라면서 “신사 숙녀 여러분, 지금은 20년 전쟁을 끝낼 때다”라고 아프간 철군 의지를 내비쳤다.
테러를 주도한 세력은 이슬람 국가(ISIS)의 분파인 IS-코라산(ISIS-K)으로 추정된다. 2015년 아프간 동부에서 활동을 시작한 테러 조직으로 탈레반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4월까지 아프간 안에서만 77번의 테러 공격을 했다. 5월에는 카불의 한 여학교를 습격해 최소 68명이 사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