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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후 5시 20분 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 2018년 9월 1일 출국 후 506일, 1년 4개월 만이다. 그는 정계 복귀 일성으로 “부조리 불공정한 사회를 바꾸고 싶어 정치를 시작했었다”며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항에는 지지자 수백여 명이 마중을 나와 “사랑해요 안철수. 고마워요 안철수”를 연신 외치며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를 환영했다. 전날 캐나다 벤쿠버에서 출발한 안 전 대표가 입국장에 들어서자 환호는 절정을 이뤘다. 안 전 대표는 안철수계 의원과 친정인 바른미래당에서 나온 임재훈 사무총장, 최도자 수석대변인 등과 악수를 나눴다. 안 전 대표는 약 15분간 복귀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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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는 귀국 다음날인 20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한다. 눈에 띄는 것은 광주행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현충원 참배 직후 광주로 이동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지지해줬던 많은 분께 큰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감사의 말씀을 드리러 가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호남을 기반으로 정치적 재기를 노려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후 본가가 있는 부산,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 등을 방문한다.
가장 유력한 선택지는 친정인 바른미래당 잔류다. 앞서 귀국장에서는 바른미래당 인사들이 그를 환영했다. 지지자 역시 바른미래당·옛 국민의당 출신들이 주류를 이뤘다. 안 전 대표 역시 지난 8일 당원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안 전 대표의 잔류에 힘을 싣는다. 4.15 총선까지는 채 석달이 남지 않았다. 신당을 창당하기에는 시간상으로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정치자금도 걸림돌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200억원의 정치자금이 쌓여 있는 걸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총선을 대비를 하기 위해서 당 잔류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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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안 전 대표와 손 대표와 사이 역할·지위 협상이 원만히 풀리지 않는다면 신당 창당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시간·자금 상 신당창당부터 총선 준비까지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철수계 중 ‘안철수 신당’이 차려진다면 적을 옮길 수 있는 지역구 의원은 권은희 의원 1명뿐이다. 이렇게 되면 총선 기호는 현재 2석인 우리공화당보다도 낮은 순번에 배치된다.
아울러 정치권 안팎에서 관심이 높았던 보수대통합 행은 이날 안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거부 입장을 밝히며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안 전 대표는 귀국 현장에서 “저는 중도보수통합에 관심이 없다”며 “야권도 혁신적인 변화가 꼭 필요하다. 일대일 진영구도로 가는 건 정부여당이 바라는 것이다”고 일축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바른미래당을 환골탈태하고 새로운 정당으로 출발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다”며 “문제는 버티는 손 대표다. 안 전 대표의 달라진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