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유지수'라는 이름으로 드라마 작가 활동한 이유

  • 등록 2019-04-21 오전 10:17:32

    수정 2019-04-21 오전 10:17:32

(사진=KBS2 ‘대화의 희열2’)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유시민이 글을 잘 쓰기 시작한 계기에 대해 밝혔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2’에서는 유시민이 출연해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단 이유로 감옥에 갇혔던 사연부터 항소이유서가 화제가 된 사연을 공개했다.

이날 유시민은 서울대학교 재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계엄군에게 잡혀가 합수부에서 모진 시간을 견뎌야 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유시민은 “합수부에서 글쓰는 재능을 발견했다. 당시 진술서를 쓸 때 만은 구타를 하지 않았기에 살기 위해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때 진술서를 쓰는데 하루에 100장을 쓴 적이 있다.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하면서 다른 부분에서 세밀한 묘사를 했다”며 “쓰고 난 진술서를 당시 수사관이 ‘글을 잘 썼다’고 칭찬했다. 내가 글을 잘 쓴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다”고 웃픈 비화를 전했다.

또한 유시민은 옥고를 치는 당시 화제가 됐던 항소이유서에 얽힌 사연도 공개했다. 그는 “밤에 담당 교도관이 찾아오더니 ‘항소이유서를 읽어봤는데 학생들이 데모를 할 만하더라’라고 말하더라”며 “그리고 나서 무료 변론을 한 인권 변호사들이 항소 이유서를 보고 혼자 보기 아깝다며 누이에게 전달했고 그것을 인쇄해서 법원 기자실에 전파했다. 그걸 보고 동아일보에서 조그만 박스기사가 났다. 이게 화제가 돼서 더 크게 실리게 되고 항소이유서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게됐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유시민은 드라마 작가로도 활동했다고. 그는 “원작이 있는 소설을 각색했는데 연애소설이었다”라며 ”당시 조용원의 복귀작품으로 유명했는데 중간에 탤런트 파업 때문에 중단됐다“며 ”그래서 시청률이 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시민은 “제주도에서 촬영을 해서 감독이 같이 가자고 했는데, 나는 그럴 수 없었다”며 “수배 중이었기 때문에 배를 타면 바로 체포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지수’라는 가명으로 작품을 썼다”고 털어놨다.

방송 말미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에 대해 질문을 받는 모습이 예고되며 다음 주 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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