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슬기로운 투자생활]韓·中 쌍둥이 업종을 조심하세요

中 A주 MSCI 지수 편입에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A주 구성비중 많은 업종의 국내 투자는 피해야"
  • 등록 2019-03-18 오전 6:30:00

    수정 2019-03-18 오전 9:28:46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최근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내 중국 A주의 비중 확대입니다. 올해 중국 A주 대형주가 기존 5%에서 20%로 확대 편입되면서 한국 시장로에서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죠. MSCI 신흥국지수 추종 자금과 한국 비중 감소분인 0.8%포인트로 계산해 보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최대 17조원까지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결과가 도출됩니다. 그러나 다행히 증권가에선 과거 경험치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론 4조원 안팎의 자금이 빠져나가리라고 추정하고 있죠.

아무리 그래도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은 한국 투자자에겐 뼈저린 얘깁니다. 코스피 시장은 외국인 수급이 지수의 향방을 결정하는 성격이 강한 탓이죠. 3월 들어 2200선도 넘보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투자자들에게 전문가들은 중국 A주에 많이 담긴 업종을 피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있는 한국시장과 중국시장을 한데 묶어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같은 화장품 업종 내 한국 화장품 종목이 더 잘될 것 같으면 이를 사는 대신, 중국의 화장품 종목은 공매도 하는 식입니다. 한국 화장품에 베팅하는 한편 중국 화장품으로 위험을 회피(헷지)하는 것이죠. 만약 한국 화장품에 대한 베팅에 실패해도 중국 화장품에 대한 공매도가 성공하면 손실 분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둘 다 실패하면 어쩔 수 없지만, 둘 중 하나라도 성공하면 어느정도 이득을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중국 A주가 MSCI 지수 확대 편입되면 외국인 자금이 쏠리니 중국 종목으로썬 호재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A주에 많이 담긴 업종을 매수하는 한편, 같은 업종 내 한국 주식은 공매도 해 이익을 챙기게 되는 거죠.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증시 하락으로 글로벌 헤지펀드 시장에서는 롱 치중형(상승하는 종목에만 베팅하는) 펀드의 성과가 부진해진 한편 롱숏형 성과가 개선됐다”며 “이 롱숏 펀드들이 최근 상승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중국 증시에 베팅하고 한국 증시로 헷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A주에 많이 담긴 섹터는 무엇일까요? 증권가에선 MSCI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 ETF인 iShares MSCI China A의 섹터를 보면 △금융 △필수소비재 △산업재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의 업종의 구성 비중이 높다고 분석합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5년 중국의 해외상장종목(ADR)이 MSCI EM에 편입됐을 때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은 알리바바, 바이두 등 인터넷 기업들과 같은 업종인 네이버 등의 종목을 매도해 포트폴리오 구성에 밸런스를 맞췄고 영향력은 한 분기 이상 지속됐다”며 “중국 A주가 신흥국 지수에 확대 편입될 때 국내 해당 섹터에서는 다른 섹터보다 자금 유출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과도한 걱정은 더는 대신, 업종 별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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