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
|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야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이 ‘러시아 스캔들’을 비롯, 도널드 트럼프
(사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 조사를 예고하며 압박 강도를 최고조로 높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역공에 나섰다. 이른바 ‘대통령 괴롭히기’라는 프레임으로 국면 전환에 나선 것이다. 다만,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보고서 제출이 임박한 데다, 의회마저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반격이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와의 유일한 공모는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 인사들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걸 깨닫게 되자, 내들러와 시프 등 위원회의 민주당 위원장들은 완전히 미쳐버렸다”며 “81통의 서한이 무고한 사람들에게 괴롭히기 위한 목적으로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리나라를 위한 그 어떤 일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하원 법사위원회는 전날(4일) 백악관과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등 모두 81개 기관 및 인사에 서한을 보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 의혹과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 방해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문서를 제출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81개 기관 및 인사에는 트럼프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개인은 물론, 백악관 및 행정부에 소속됐던 전·현직 인사들, 트럼프 기업의 관계자, 친인척 등이 총망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심하게 도를 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사법을 방해하고 있으며 어떤 것도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필사적으로 범죄를 찾아내려는 몰염치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정작 진짜 범죄는 민주당이 하고 있거나 이미 벌인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 ‘대통령 괴롭히기(PRESIDENTIAL HARASSMENT)!’라고 대문자로 적기도 했다.
문제는 2016년 미국 대선의 러시아 개입 스캔들을 2년여 수사해 온 뮬러 특검팀이 이달 초·중순 최종 보고서를 낼 예정이라는 데 있다. 워싱턴 정가에선 뮬러 특검이 트럼프와 러시아의 연결 고리를 입증할 법적 증거를 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황 증거 등 그 수위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