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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인 하 의원은 17일 국방부의 병 휴대전화 사용 방침을 반대하며 “군대가 당나라 군대가 된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하 의원은 병들이 일과 후 휴대폰을 사용하게 되면 “폰게임으로 날밤을 샐 것”이라며, “군대는 군대다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휴대전화 사용의 진정한 취지를 이해하기보다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발언을 했다”며 하 의원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하 의원 주장과 달리 병사들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삼던 종전 관점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부여하면 책임도 그만큼 따라온다는 것이 국방부 설명이다.
그렇다면 하 의원 주장대로 병사들이 일과가 끝난 뒤 휴대폰을 자유롭게 쓰는 군대는 정말 규율 없는 ‘당나라’ 군대가 될까. 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인정해주는 주요 선진국 사례를 보면 이는 틀린 말이다. 병이 휴대전화를 쓴다고 당나라 군대라면, 당장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군부터 당나라 군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은 일반적으로 전세계 군사력 순위 상위 10위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평가되는 군사 강국들이다. 애초에 국방부가 병사들의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도 이처럼 선진국 군 사례를 통해 병들의 책임성을 신뢰할 만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범운영 결과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방종한 사용 행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국방부 설명이다. 그럼에도 ‘군대는 군대다워야 한다’는 구시대적 논리로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면 이는 성실히 복무하고 있는 현역병들의 자기절제력을 과도하게 폄하하는 행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한편 국방부는 이같은 시범적용을 4월부터 전 부대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후 3개월의 시범운영을 거쳐 빠르면 7월 제도를 완전히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평일 일과 이후인 오후 6~10시, 휴일은 오전 7시~오후 10시로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