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59년 돼지띠` CEO 3인방 포부는

`연임, 반환점, 새출발`..각자 다른 처지로 새해맞이
`58년 개띠` 점진적 퇴진할까
  • 등록 2019-01-01 오전 6:30:00

    수정 2019-01-01 오전 6:3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박규희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강면욱 DGB자산운용 대표 내정자` 1959년생 이들에게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환갑을 맞는 해 이상의 의미다. 부(富)를 상징하는 색(色)과 동물이 어우러진 `황금돼지해`라는 상서로운 기운을 받아 회사 곳간을 채울 채비에 분주하지만, 처지와 상황이 각각 다르다. `59년 돼지띠` 최고경영자(CEO)는 등장만으로 `신구 세대교체 신호탄`이라는 상징을 띠기도 한다. `58년 개띠`가 하한으로 인식돼온 베이비붐 세대의 점진적 퇴진을 알리는 의미다.

새해 첫날을 연임으로 시작할 박규희 대표는 올해 마지막 날까지 분주했다. 1월19일 예정한 전 직원 대상 사업보고 발표에서 한해 사업 계획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실적이 내세울 만했지만 안주할 줄 몰랐다. NH아문디자산운용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400억원으로 전년 한해 영업이익(176억원)을 이미 두 배 넘게 뛰어넘었다. 지난해 말 부임한 박 대표 역량이 반영된 결과다. 박 대표는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20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임기는 올해 1월1일부터 1년간이다.

박 대표는 통화에서 “내년 초에 퇴직연금 시장을 겨냥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내를 벗어나 해외와 대체투자에도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영향을 받아 긍정 에너지를 모은다면 내년에도 회사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갑에도 현역인 데 대한 소회로는 “조직이 잘되는 게 농업과 농촌, 농민을 위하는 길이라는 데 가치를 두고 일해온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후임자에게 좋은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내년에도 달리고 달릴 것”이라고 했다.

새해를 기점으로 반환점을 돈 조광식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주식시장 불황에도 BNK투자증권은 괄목할만한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 기준 115억여원을 기록해서 지난해 전체 영업익(38억원)을 이미 3배가량 뛰어넘었다. 그러나 4분기에 불거진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ABCP 부도` 사태는 뼈아팠다. BNK투자증권이 보유한 ABCP는 200억원 가량이다. 전량이 손해로 잡히면 한해 농사가 물거품이 될 처지다. 회사는 ABCP를 판매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낸 상태다.

조 대표가 올해 11월까지 남은 임기를 어떻게 채우는지가 연임을 판가름할 변수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경영 철학은 기회다. 김 회장은 부국·현대·하나대투 등 증권에서 14년 간 사장을 지낸 인물로서 증권 사랑이 각별하다. 그는 취임 후 2017년 11월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증권을 키울 것”이라며 인수합병 의지를 드러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행보는 없다. 김 회장(2020년 9월)과 조 대표가 임기를 절반 남기고 승부수를 띄운다면 지주의 화력이 증권에 집중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강면욱 DGB자산운용대표 내정자는 첫발을 떼기 위한 준비 중이다. 예년대로라면 오는 3월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임명되기까지 약 90일이 남은 상황이다. 강 내정자가 직전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지낸 까닭에 지주와 회사 내부 기대가 큰 상황이다.

순탄하게 임명되는 게 우선이다. DGB금융지주 산하 대구은행은 지난 3월부터 9개월째 직무대행 체제다. 박인규 전 회장 및 은행장이 불명예 사임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현재 김태오 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려고 하는 데에 반대 기류가 심하다. 이런 터에 김 회장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탓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계열사(DGB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 내정자는 통화에서 “주주총회를 거쳐 임명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경영과 관련한 언급을 하는 것은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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