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도 D램값 하이킥…삼성전자 '질주'

1분기 영업이익 15조6400억원
매출 60.5조…영업이익률 25.8%
하반기에도 '슈퍼사이클' 지속
2분기에도 신기록 행진 기대감
  • 등록 2018-04-27 오전 5:00:21

    수정 2018-04-27 오전 5:00:21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삼성전자(005930) 반도체사업을 두고 하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도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또 한번 실적 새 역사를 썼다. 올 들어 1~3월 석달간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무려 15조6400억원. 이 중 74%에 달하는 11조5500억원을 반도체가 ‘나홀로’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그 기저에는 좀처럼 꺾일 것 같지 않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자리하고 있다.

비수기 없는 반도체, 1분기 이익률 55.6%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올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조7800억원, 11조55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3%, 83% 늘어난 것으로, 매출은 역대 2위, 영업이익은 1위 실적이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도 55.6%를 찍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1분기에 달성한 최대 실적이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더했다. 통상적으로 1분기는 IT기기 신제품 출시가 적어 반도체 비수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던 D램 가격은 1분기 내내 오름세를 보였고, 공급과잉이 우려됐던 낸드플래시 가격도 약간의 조정기를 거친 뒤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제품인 ‘DDR4 4Gb(기가비트)’ 제품의 평균 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은 1분기 3.81달러로 전분기 대비 6.13% 올랐다. 이보다 한 단계 더 성능이 높은 ‘DDR4 8Gb’ 제품의 고정가격도 1분기 7.94달러로 같은 기간 5.87% 상승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기업들의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설립 등으로 서버용 D램 수요도 강세를 보였다. 32GB(기가바이트) 이상 고용량 서버용 D램과 64단 3D V낸드 등 고용량·고부가 제품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초호황’에 2분기 실적도 기대감

관심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에는 1분기와 견줘 실적 개선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로 매출액 63조4621억원, 영업이익 15조894억원을 제시했다. 사상 최대였던 1분기 영업이익(15조6400억원)을 넘어, 다시 한번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근거는 이번에도 ‘메모리 반도체’다. 하반기 모바일·가전 등 IT제품 출시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관련 부품인 반도체가 2분기부터 성수기를 맞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D램 가격 상승 지속과 비트 그로스(bit growth, 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량 증가율) 회복으로 영업이익이 12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도 갤럭시S9의 부진, 디스플레이의 어려움 지속 등의 여건 속에서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2분기에) 갤럭시S9 시리즈의 판매 부진 영향으로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되며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세는 확대될 것”이라고 점쳤다.

다만, 디스플레이의 약세가 지속되는 점,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 둔화, 원화 강세 등은 2분기 실적의 변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D램 수급, 하반기에도 빡빡할 것”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D램은 서버 수요 증가와 기술 전환 어려움 등으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낸드는 3D낸드의 공급 증가로 타이트한 수급은 완화되지만, 응용처별 수급 상황은 상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비트그로스(메모리 반도체 생산증가율)는 각각 20%, 40%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모바일용 D램 수요가 일부 감소했지만 평년 수준의 일시적 조정이며, 연간으로 보면 신제품 출시 영향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고용량화에 따라 견조한 수요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하반기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급 증가와 D램 수요의 견조세가 이어져 상반기보다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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