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우 "뻐꾸기 꿈 찾기…어른도 공감하는 어린이극"

음악극 '봉장취' 올려
전통음악 '봉장취' 재창작해
덴마크·러시아 등 세계 각국 초청
"어린이극은 교육가치·환경까지 제공해야"
12~21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 등록 2015-06-04 오전 6:40:00

    수정 2015-06-04 오전 11:07:20

남인우 연출(사진=명랑캠페인).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알을 품어달라고 부탁하던 뻐꾸기는 결국 어떻게 됐을까요.”

극단 북새통의 예술감독이자 상임연출가인 남인우(41) 연출이 어린이를 위해 또 한 번 팔을 걷어붙였다. 음악극 ‘봉장취’다.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2012년 안산에서 첫선을 보인 후 정식극장에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 연출은 “어린이를 위한 음악극이지만 그렇다고 어린이 관객만을 위한 공연은 아니다”라며 “아이와 어른이 함께 와서 나눌 수 있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고 말했다.

남 연출은 연극 ‘가믄장아기’ ‘소년이 그랬다’를 비롯해 창극 ‘내 이름은 오동구’ 등을 연출한 바 있는 아동청소년극 전문가다. 세계아시테지호주총회와 러시아국제연극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았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소리꾼 이자람의 열연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던 판소리극 ‘사천가’(2007)와 ‘억척가’(2011)를 함께 만든 이도 남 연출이다. 데뷔작인 ‘가믄장아기’는 2003년 초연한 이후 이듬해 서울어린이연극상에서 작품상·극본상·연기상을 휩쓸었고 이후 10년간 일본, 독일, 루마니아, 호주 등 세계 12개국에서 초청받으며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어린이극을 만들 때는 교육적 가치와 환경까지 제공해야 한다. 어린이가 모든 스토리를 이해할 순 없어도 무언가를 느꼈다면 그걸로 충분한 거다. 예술은 학습을 뛰어넘는 것이라서다.”

‘봉장취’는 동명의 전통음악을 토대로 새 스토리를 창작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복원한 작품. 신나는 전통음악과 함께 재기발랄한 ‘새’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 ‘뻐꾸기’가 어른이 된 이후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넓적부리황새 ‘슈빌’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덴마크와 러시아 등 벌써부터 세계 각국의 초청을 받고 있다.

“어린이극이라고 5분마다 무언가가 튀어나오고 하는 뻔한 줄다리기는 하지 않는다. 이번 공연에선 ‘뻐꾸기’를 를 통해 어른은 육아에 대한 공감을, 어린이는 엄마·아빠의 마음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남 연출은 배우들이 무대에서 보여줬던 골판지로 만든 새 등을 부모와 함께 만들어볼 수 있는 ‘가이드북’도 만들었다.

차기작은 연극 ‘러브’. 9월경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동성애·성매매를 다룬 하드코어 청소년극이다. 작정한 듯 남 연출의 각오가 자못 비장하다. “당장 우리 사회만 보더라도 가정폭력, 성문제 등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 않은가. 이런 작품을 통해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비행을 탓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고 어떻게 안전망을 구축할 건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음악극 ‘봉장취’의 한 장면(사진=극단 북새통).
음악극 ‘봉장취’의 한 장면(사진=극단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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