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정부가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대폭 올리는 내용의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자 KT&G(033780)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일제히 쏟아졌다. 담배 제조업체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가격을 올린다고 무조건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담뱃값을 80% 올리면 담배의 가격탄력도 0.425를 적용해 소비는 3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넣고 포괄적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등 금연유도를 위한 비가격정책도 실시할 예정이어서 실제 담배수요가 얼마나 감소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증권가 반응은 엇갈렸다. 담뱃값 인상폭보다 소비감소폭이 작아 KT&G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과 평균판매단가 상승폭이 미미해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 팽팽히 맞섰다.
다음은 유통업체다. 특히 GS리테일(007070), BGF리테일(027410) 등 편의점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담배 판매창구가 주로 편의점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역시 결국 가격인상으로 수요가 얼마나 감소할 지가 관건이기 때문에 호·악재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건강증진부담금 추가 확보 재원으로 약물 상담 치료 지원 등 금연지원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고려할 때 금연보조제를 판매하는 삼양홀딩스(000070)와 한독(002390)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재정과 관련해 제약업체에 대한 분석도 눈에 띈다. 현재 담뱃값의 14.2%를 차지하고 있는 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과 함께 18.7%로 확대키로 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이 좋아지면 제약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
KDB대우증권은 담뱃값 인상으로 건강보험 재정 중 담배부담금이 약 6959억원에서 1조4977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2년 대규모 약가인하 이후 건강보험 재정은 양호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담배가격 인상안이 최종 시행되면 건강보험 재정이 더 안정화되면서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이 나올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담뱃값 인상은 채권 투자전략에도 활용되고 있다. 담뱃값에 국세인 개별소비세가 신설되고 건강증진부담금 비중이 높아지면서 조세수입이 늘어나면 국채발행 물량이 감소할 것이고, 이는 채권시장에 호재다.
담뱃값을 한번에 80% 인상하면 물가도 오른다는 점에서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가채는 소비자물가가 오를 경우 이에 연동해 채권 원금이 상향조정되고 이에 따라 이자도 늘어나는 상품이다. 소비자물가 구성항목 중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0.77%다. 담뱃값을 2000원 올리면 소비자물가는 0.6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문 연구원은 “지금 당장은 물가가 낮기 때문에 물가채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내년 초에는 당장 2%대 초중반의 물가지수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 4분기 중반경 물가채 투자를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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