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7~9월)를 기점으로 내집 마련에 나서는 20·30대 청년층이 크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30대 주택담보대출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93조3000억원으로, 같은 해 6월 말(90조원) 대비 3조3000억원 늘었다. 2010년 말부터 2년 반 사이 9조8000원이 줄었다가 3개월 만에 3분의 1 이상을 따라잡은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전셋값 상승과 월세 전환 증가 등으로 불안정한 임대시장에서 떠밀린 청년층이 정부 지원의 저리 대출 상품을 이용해 내집 장만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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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가 주택 매입에 많이 나서는 추세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지난해 ‘u-보금자리론’ 공급 실적을 보면 전체 공급액(11조5655억원) 중 20·30대의 대출 비중이 51.7%(5조9878억원)에 달했다. 2012년 5조4369억원보다 10.1%(5509억원) 늘어난 규모다. 반면 40대 이상은 같은 기간 4541억원(5조1236억원→5조577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20·30대 청년층은 주택 소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소득 대비 집값이 비싸 집을 살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2년 KB경영연구소가 에코세대(1979~1992년 출생)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4.4%가 “내집 마련을 위해 고생하기보다 전·월세도 괜찮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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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급등과 전세의 월세 전환 등 임대시장의 불안 요소와 맞물려 정책 약발이 발휘되기 시작됐다. 정부가 주택기금으로 지원하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과 근로자 서민주택 구입자금 대출 실적이 4·1 대책 발표 뒤 급증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1분기(1~3월) 대출액은 2121억원에 그쳤지만, 2분기 1조252억원, 3분기 2조2688억원, 4분기 5조4381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보금자리론 우대형도 작년 1분기 7284억원에서 대책 발표 뒤인 2분기 1조8200억원으로 대출 실적이 배 이상 늘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일반 저소득층 대출자를 제외하면 신혼부부 등 30대 젊은 직장인이 기금 대출 상품의 주요 이용층”이라고 말했다.
단기 효과 우려 커…“청년층 구매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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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일단 이러한 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실물자산연구팀장은 “20·30대의 주택 매입은 중·장년층에 비해 장기적인 소득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가계 대출의 부실 우려가 크지 않은데다 전·월세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고용 불안 등에 시달리는 청년층 입장에서 대출을 끼고 집을 살 경우 매달 은행에 내야 하는 이자는 월세만큼이나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자가 수요 회복과 함께 임대시장 안정을 위해 대학생 기숙사 공급 확대, 신혼부부 주택 바우처 등 구매력을 높여줄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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