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알뜰주유소 得失 '저울질'

"손해보더라도 점유율 높일 수 있는 기회"
  • 등록 2011-11-06 오전 11:45:52

    수정 2011-11-06 오전 11:45:52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정부가 내놓은 알뜰주유소 추진 계획에 정유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유사들은 공급업체 입찰에 참여할 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당장 손해는 보겠지만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정유사는 지식경제부가 추진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공급업체 선정에 응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휘발유는 전체 유통 물량의 5~6%에 달하므로 이 물량을 공급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특정 정유사가 알뜰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더라도 해당 회사의 브랜드(폴) 주유소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SK에너지(096770)(35%), GS(078930)칼텍스(29%), 현대오일뱅크(18%), S-Oil(010950)(14%) 순인 주유소 점유율은 그대로다. 다만 유통 물량이 늘어나 매출을 확대하는 효과는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수가 아닌 석유 유통 물량으로 따지면 정유사별 순위가 바뀔 수 있다"며 "입찰에 참여하면 손해가 나는 상황이지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응찰을 검토해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이 응찰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 다른 이유도 있다. 알뜰주유소 사업 주체가 한국석유공사라는 점이다.

업계의 다른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모두 갖고 있는 석유공사가 주체가 되다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곳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공사는 시중 가격보다 50원 정도 싸게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응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알뜰주유소 인근 브랜드 주유소들의 반발이다. 알뜰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는 업체는 인근 자사 브랜드 주유소로부터 공급가 인하 요구를 받게 된다. 주유소 대리점 업주들로 구성된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지난 3일 알뜰주유소 시행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지경부 관계자는 "정유사 입장에서는 점유율을 높이면 좋겠지만, 인근 주유소에도 기름을 싸게 공급해야 한다는 부담은 사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정유사들의 응찰 결과를 토대로 알뜰주유소 석유제품 공급업체를 선정한다. 낙찰 결과는 7~10일 후에 나올 전망이다.

한편 정유업계는 알뜰주유소가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이 100원 낮아진다고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라며 "정부는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유류세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민간부문이 해야 할 일이 있고, 공공부문이 해야 할 일이 있는 법"이라며 "석유공사가 유통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축구 심판이 직접 공을 차겠다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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