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찾아온 공포..새로운 위기인가 단지 쇼크인가

실물경기 침체 여부 확인해봐야
삼성硏 "불안구간..아직 위기는 아니다"
  • 등록 2011-08-22 오전 8:26:10

    수정 2011-08-22 오전 8:26:1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2008년에 비하면 지금은 위기도 아니다” vs “2008년보다 더 심각하다”   위기의 사전적 정의는 `위험한 고비나 시기`다. 금융시장만 보면 지금 상황은 그 어느 위기 못지 않다.   지난 19일 코스피지수는 115.7포인트(6.22%) 빠졌다. 낙폭은 지난 2008년 10월16일 126.50포인트 하락한 이후 최대다. 하루동안 시가총액 64조원이 날아가면서 약 1년만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0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뉴욕 다우지수는 지난 18일 5.22% 급락해 1만1000선 밑으로 내려앉았고 19일에도 1.57% 떨어졌다. 올해 고점과 비교해보면 16% 미끄러진 것이다. 유럽 주요 증시는 지난 주말 일제히 2% 안팎의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2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안전자산으로 일컬어지는 엔화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1050원선이 깨질까 걱정이었던 달러-원 환율은 어느새 1080원대 후반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금융시장이 연일 `블랙`이라는 수식어를 달 정도로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이미 새로운 위기국면으로 인지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이 진정한 의미의 위기가 맞는 것인지, 단순히 쇼크 수준인지 파난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판단을 위해서는 현재의 불안감이 결국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인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단순히 쇼크 수준이라면 지나치게 군중심리에 휘둘릴 필요 없이 기회로 삼으면 되지만, 새로운 위기라면 정부든 가계든 기존 정책이나 투자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금융위기 해결책은 재정위기 예고편 2008년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라는 민간부채에서 촉발됐다. 정부가 빠르게 금리를 내리고 재정을 풀면서 위기 극복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부채가 늘었고 결국 민간부채는 정부부채로 옮겨갔다. 재정위기는 진작 예고됐던 것이다. 때문에 잠깐의 회복세에 너무 도취됐었다는 자조감도 나온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07년 62%에서 2010년 89.4%로 늘었다. 올들어 7월까지 미국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는 1조1000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벌써 3년째 1조달러를 웃돌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AAA` 등급을 받고 있는 유럽 국가들조차도 정부부채 비율이 80%를 넘는데다 재정수지는 모두 적자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명백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고 있다.

실물경제도 불안하다. 미국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기존 연 1.9%에서 0.4%로 하향조정했고 2분기 성장률은 연 1.3%라고 발표했다. 제레미 네일웨이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코노미스트는 1944년 이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연 2%를 밑돌 경우 1년 내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48%라고 분석한 바 있다. 더블딥 우려가 나올만한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을 비행기가 순항하다가 착륙하기 위해 잠시 무동력 운항(stall speed)하고 있는 상태로 비유했다.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거나 외부 쇼크가 있을때 경기침체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부터 계속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2008년과 다르다는 것은 한국에 국한된 것이고 전세계적으로 보면 위기상황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아직은 쇼크 수준 하지만 현재로서는 새로운 위기라기 보다는 쇼크 수준이라는 분석이 높다. 금융시장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극단적으로 혼란스럽고 이로 인해 세계경기가 일제히 침체를 겪는 경우 위기로 정의할 수 있다고 본다. 즉, 가운데가 볼록한 정규분포 그래프를 그려놓고 봤을때 양쪽 꼬리에 해당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을 경우를 말한다.

실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에도 세계경제가 위험했던 시기는 몇차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 2001년 9.11사태, 2004년 차이나 쇼크(중국 초강력 긴축), 2005년 버냉키 쇼크(금리인상 시사) 때에도 주가가 급락하면서 패닉 양상을 보였다. 대부분 위기라고 칭하기 보다는 `쇼크`로 표현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자금중개시장, 주식시장, 외환시장을 측정해 산출하는 SERI 금융불안지수가 7월 3.1로 안정구간에 머물다 8월 15로 불안정구간에 진입하긴 했지만 위기구간인 25.7 이상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때에는 56.6까지 치솟았었다.

따라서 현재는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 상황이라기 보다는 아직 쇼크 수준에 가깝다는 평가다.

모간스탠리는 “자금시장이 악화되고 있지만 리만 사태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고 JP모간은 자금조달 압박 정도가 리만 때와 비교하면 57% 수준 밖에 안된다고 판단했다.

◇안심해서는 안된다 위기인지 쇼크에 그칠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를 주목해야 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두달 정도 더 지나면 재정위기가 실물경제로까지 번질 것인지를 알 수 있다"며 "그때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금융시장 쇼크로 실물경기가 침체된다면 다시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3.9%로 하향조정했다. 한국 전망치도 4.5%에서 3.8%로 낮췄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는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1.7%로 낮췄고 국내 성장률도 4.3%에서 4.2%로 하향조정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교수는 “재정위기는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지속된다”며 “현재 유럽의 재정위기가 실제 향후에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 와중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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