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년 명품시계 ‘가짜’ 확인

[조선일보 제공] 조선일보가 가짜 명품 의혹을 제기했던 ‘지오모나코’ 시계 수입사가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수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겨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본지 8월14일자 A10면〉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4일 이 시계 수입사 대표 이모(39)씨 등 2명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2년 당시 출시 1년밖에 안 된 이탈리아산 지오모나코 시계를 수입·판매하면서 “180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명품 시계로, 선택된 소수만이 가질 수 있는 희소성 있는 시계”라고 속여 서울 청담동 매장과 백화점,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현지가격 65만원짜리 시계를 한국에서 299만원에 판매하는 등 지금까지 299만∼1200여만원짜리 시계 572개(20억원 상당)를 팔아 8억3000여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명품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유명 연예인이나 부유층 고객을 초청, 판촉 행사를 열면서 시계를 무상 증정하고 영화나 TV드라마에 협찬하는 등 ‘스타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아울러 기존 명품 판매업자들이 연예인이나 부유층 등 특정 계층만 겨냥한 것과 달리, 소비층이 다양한 홈쇼핑 시장까지 진출해 판매 확대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80년 전통’ 등의 문구는 홍보대행사의 실수”라는 해명과 달리, 이씨 등이 거짓 선전에 직접 개입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오모나코 본사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폴을 통해 스위스와 이탈리아 사법당국에 수사협조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계 수입사측은 “홍보상의 잘못은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리지만 ‘가짜 명품 시계’로 취급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