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요? 이젠 구식이죠"…찐친들만 모인다는 SNS '로켓'[잇:써봐]

1020세대 인기 얻은 폐쇄형 SNS '로켓 위젯'
최대 20명과 실시간 소식 공유, 음악 추가도 가능
사진 찍고 보내면 끝, 이모티콘으로 간단한 반응도
  • 등록 2024-06-22 오전 8:09:00

    수정 2024-06-22 오전 8:09:00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IT업계는 늘상 새로운 것들이 쏟아집니다. 기기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지요. 바쁜 일상 속, 많은 사람들이 그냥 기사로만 ‘아 이런 거구나’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접 써봐야 알 수 있는 것, 써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지요. 그래서 이데일리 ICT부에서는 직접 해보고 난 뒤의 생생한 느낌을 [잇(IT):써봐]에 숨김없이 그대로 전달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솔직하지 않은 리뷰는 담지 않겠습니다.[편집자 주]

폐쇄형 SNS ‘로켓 위젯’ 앱 기록 화면(사진=김가은 기자)
1학년 7반 8번으로 불렸던 시절 버디버디를 시작으로,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를 거쳐 페이스북에 안착했다. 내 인생에 소셜네트워크(SNS)는 페이스북이 마지막일 줄 알았다. 인스타그램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처음 접해본 인스타 세계는 녹록치않았다. 어느새 친구들과의 소통보다는 좋아요와 하트 갯수에 집착이 생겼다.

그러다 우연히 인스타 피드를 통해 ‘로켓 위젯’ 애플리케이션(앱)을 알게 됐다. 10·20세대 사이에서 인기라는 말에 ‘30대인 내가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떠오른 순간도 잠시였다. 로켓 앱은 2년 전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 장학생이었던 매튜 모스(Matthew Moss)가 개발한 폐쇄형 SNS다.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배경화면 위젯을 통해 친구들이 찍은 사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맺을 수 있는 친구는 단 20명 뿐이다. 이 앱에 ‘폐쇄형 SNS’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다. 무한대로 친구를 늘릴 수 있는 기존 SNS와는 달리 정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만 소식을 공유할 수 있는 점이 핵심이다. 여러 사람, 그것도 불특정다수와 소통하는 일에 피로감을 느낀 1020세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폐쇄형 SNS ‘로켓 위젯’ 앱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반응과 추가 콘텐츠 화면(사진=김가은 기자)
매튜 모스는 왜 이런 폐쇄형 SNS 앱을 개발했을까. 로켓이 개발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로켓은 매튜 모스가 장거리 연애 중인 여자친구의 생일 선물로 만든 앱이었다. 그러나 주변 지인들의 사용 요청이 많아지자 이를 애플 앱스토어에 공개했다. 기자 또한 개발자의 의도를 계승(?)하고자 애인과 친구를 맺고 로켓 앱을 써봤다.

SNS지만 의외로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계정을 만든 후 연락처로 친구를 맺으면 1차 준비는 끝이다(연락처가 있는 사람만 친구를 맺을 수 있고, 신청을 안받을 수도 있다). 이후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위젯을 추가하면 된다. 앱을 누르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가 나온다. 전하고 싶은 순간을 찍고 종이비행기 모양의 버튼을 누르면 친구에게 실시간으로 사진이 전송된다. 사진에 문구나 음악, 위치, 날씨, 이모지 등을 추가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전송된 사진은 친구의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받은 사진에 대해 이모티콘이나 텍스트로 반응하는 일도 가능하다. 애인에게 점심 메뉴 사진을 보내고 업무를 하다 다시 앱에 접속해보니 화면 위에서 하트가 쏟아져 내려왔다.

폐쇄형 SNS ‘로켓 위젯’ 앱에서 모인 사진으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사진=김가은 기자)
친구들과 공유한 사진들은 화면 하단에 있는 기록을 누르면 한 번에 보인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그동안 등록한 사진들을 모아 짧은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편집 기능은 사진이 넘어가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뿐이지만, 추억을 회상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충분했다.

‘습관적 인스타그램’ 활동으로 앱에 사용시간 제한을 설정해놨던 애인은 로켓 앱을 쓰던 어느 날 “너랑 둘이 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생겼으니까 지워야겠다”라는 말과 함께 계정을 비활성화해버렸다.

다른 이용자들의 반응 또한 다르지 않다. 한 이용자는 “친한 친구들이랑만 SNS하는 기분이라 꿀잼”이라며 “로켓을 시작하고 인스타 스토리를 끊었다. 그때 그때 바로 찍은 사진만 올릴 수 있어서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내 일상을 너무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도 로켓 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일전에 한 동료는 “10년은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던 지인이 마치 나와 자주 연락하는 양 시시콜콜한 일상을 누군가와 공유해 황당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앱의 매력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소소함’인 것 같다. 내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정도의 친한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일상을 자유롭게 주고받고 싶다면 로켓이 최적일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을 주자면, 그다지 친하지 않은 누군가가 또다시 친구 신청을 하기 전에 20명의 친구를 서둘러 확보하라. 다른 사람이 내 친구 수를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20명이 다 차서 안되겠네”라는 말을 거짓말로 할 자신이 없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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