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경제성장률 0.5%에 그쳐…연간 1.3% 전망"

[2023년 4분기 GDP폴]
4분기 전기비 0.5%·전년동기비 2.1%
내수 부진하나 수출이 성장 이끌어
연간 1.3%, 한국은행 전망치 1.4% 하회
올해 내수 부진 심화…성장률 2% 안 될수도
  • 등록 2024-01-23 오전 6:00:00

    수정 2024-01-23 오전 6: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작년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 투자 등 내수는 부진했지만 수출이 성장을 이끌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한 해로 보면 1.3% 성장해 한국은행 전망치(1.4%)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성장 전망은 2%대로 회복한다는 분위기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내수 부진 지속…수출이 지지

22일 이데일리가 오는 25일 발표되는 ‘2023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연구원 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전기대비 성장률은 0.5%(중간값)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0.3%) △2분기(0.6%) △3분기(0.6%)에 이은 4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 전망됐지만, 3분기보다 성장세가 둔화했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2.1%로 전망돼 3분기(1.4%)보다 높았지만, 이는 2022년 4분기(-0.4%) 역성장 여파다.

고금리·고물가 속 내수 부진이 계속됐지만,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며 성장을 이끌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가 4분기 성장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4분기 수출 증감률(통관기준, 전년동월대비)은 △10월 5.0% △11월 7.7% △12월 5.1%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감율을 보였던 수출의 회복이 가시화된 것이다. 4분기 무역수지는 69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내수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설비투자도 두각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따랐다. 소비 지표는 부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10, 11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 증감률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4.9%, -0.3%를 기록했다. 전월대비론 -1.3%, 2.9%로 집계됐다. 소비자심리지수도 △10월(98.1) △11월(97.2) △12월(99.5) 모두 기준점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수출 단가와 물량 모두 회복 추세가 뚜렷하고, 수입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순수출 기여도가 높게 나올 것으로 본다”며 “민간소비 둔화가 지속되고 있고 건설투자는 하강 초입”이라고 분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긍정적이나 소비 등 내수 기여도 취약할 것”이라고 봤다.

1일 오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연간 한은 전망치 하회…올해도 2% 못 넘을 수도

전문가들은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한은 전망치(1.4%)를 하회한다. 한은은 연간 1.4%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려면, 4분기 0.7% 성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10월 3분기 GDP 속보치 발표 당시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0.7% 정도면 반올림해서 연간 성장률이 1.4% 가 확실히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전망 달성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1월말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아직 한 달이 남아 변할 수 있겠지만, IT 수출이 호재를 보이고 있어 예측대로 올해 성장률 1.4%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1.4%를 유지했다. 지난달 5일 GDP 잠정치 발표 땐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이 “올해 성장률이 1.4%가 될 가능성은 속보치 발표 시점보다 소폭 높아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올해다. IT 경기 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제 궤도에 오르더라도 고금리 여파가 지속된 탓에 내수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올라오면 소비가 괜찮아지면서 파급되는 모습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관련된 건설부진이 본격화되면서 건설 성장세도 올해부터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중간값)는 2.1%로 한은 전망과 일치한다. 하지만 전문가 8명 중 3명은 올해 1%대 성장을 전망했다. 2년 연속 1%대 성장은 지금껏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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