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채용공고'로 유인…미얀마 군정, 청년 강제 징집

미얀마 북부의 소수민족 반군.(사진=AP·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저항 세력과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병력이 부족해진 미얀마 군사정권이 허위 구인광고로 청년들을 강제 징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군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군대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채용 공고를 올려 18~25세 남성들을 유인했다.

채용 공고는 운전사, 기계공 등을 뽑는다며 급여와 교육, 숙박 제공 조건 등을 제시했다. 지원자가 면접을 거쳐 교육에 들어가면 군제에 강제로 동원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구조로 알려졌다. 이렇게 뽑힌 이들은 최전선 부대로 보내진다고 미얀마나우는 보도했다.

가짜 광고에 속은 한 20대 남성은 “그들은 교육 결과에 따라 급여가 결정된다며 교육에 참여하게 했으나 군사훈련일 줄은 몰랐다”며 “나를 포함해 약 50명이 면접장에서 훈련장으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휴대전화 등을 압수당했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며 “만약 부대를 떠나면 가족들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는 최근 저항 세력 공세에 고전 중이다. 지난 10월 27일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등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은 북동부 샨주에서 미얀마군을 상대로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여기에 다른 지역 무장단체들과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이 합류하며 전선이 확대됐다.

미얀마 군은 이 같은 반군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징집 규모를 늘리고 있다. 또 탈영병이 복귀할 경우 처벌 없이 복무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군인 가족들에게 군사 훈련을 받도록 하고 공무원과 전역 군인들로 구성된 부대 조직 계획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