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지목된 카카오, 투심 악화일로…향후 전망은

공매도 트라우마에 법적 리스크 겹쳐
업황도 부진에 주가도 '바닥'
증권가 "신사업 효과 본격…개선될 것"
  • 등록 2023-10-17 오전 6:10:00

    수정 2023-10-17 오전 6:10: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개미들의 피를 빨아 외국인과 기관만 배불렸다”, “개미들만 죽어났다. 다시는 카카오 주식을 쳐다보지 않겠다”

한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카카오(035720)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다. 안 그래도 좋지 않았던 카카오에 대한 투심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560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행위를 적발하는 과정에서 BNP파리바 홍콩법인이 가장 큰 규모로 공매도한 종목이 카카오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다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주가가 바닥을 지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고 봤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0.12% 하락한 4만3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올 초부터 16일까지 18.74% 하락했다. 같은 기술주로 묶이는 NAVER(035420)(네이버)가 6.87% 오른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가 하락한 배경에는 고금리로 인한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광고 수입이 줄어들었고, 주요 자회사 및 투자 자산의 지분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이에 더해 글로벌 IB사가 카카오를 불법 공매도 종목으로 활용했다가 적발됐다는 소식이 악화하고 있는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날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101개의 종목에 대해 400억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냈다. 이중 가장 큰 규모로 공매도한 종목이 카카오로 나타났다. BNP파리바 홍콩법인 불법 공매도 위법 행위를 한 시기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2022년 5월까지다.

당시 카카오의 주가를 되돌아보면 2021년 9월 한 달간 15만원 수준에서 11만원대로 떨어졌다. 고점 대비 26.6% 하락한 셈이다.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들의 긴축과 기술주의 고평가 논란 등 매크로 환경 영향도 작용했지만, 같은 기술주로 묶이는 네이버와 비교했을 때 낙폭이 더 컸다. 당시 네이버는 9월 한 달 간 45만원 수준에서 26만원 대로 고점 대비 16.39%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에스엠(SM) 주식에 대한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의 주식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SM 주식에 대한 주식 대량보유 보고도 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매도 트라우마와 법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투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카카오의 주가가 바닥을 지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크다는 점도 살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본업인 광고와 커머스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본업의 성장세가 예상되므로 3분기 실적 확인 이후 매수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 성장의 둔화와 신사업 투자 증가, 소송 관련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카카오의 주가 회복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효과가 본격화되는 2024년 이후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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