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사는 그동안 독자기업 형태의 중국 진출을 선호했다. 독자기업 설립이 불가능할 경우만 합자기업 형태로 진출했다. 독자기업 설립이 가능한 은행은 대부분 한국 측 지분 100%의 독자기업을 설립했다. 손해보험사 역시 지분 100%의 독자기업 형태의 진출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생명보험이나 증권사(혹은 자산운용사)는 독자기업 설립이 불가해 합자기업 형태로 진출했다. 또 독자기업을 설립할 수 있는 업종임에도 중국 금융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진출한 금융사도 있다. 동부화재의 안청(安城)손해보험 지분 인수와 하나은행의 지린(吉林)은행 지분 인수가 대표적이다.
어떤 형태의 진출이 더 나은 성과를 거뒀을까. 결과적으로 지분인수나 합자기업 형태의 진출이 독자기업 방식의 진출보다 훨씬 큰 실적을 거뒀다. 독자 진출 기업은 한국기업이나 한국인, 조선족 동포 등을 대상으로 초기에 안정적으로 정착했지만, 한국 기업들이 철수하고, 중국 로컬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지분인수나 합자기업은 초기부터 중국 로컬 고객을 공략하면서 한국 측의 금융상품 및 경영 노하우와 중국 측 지점망 등 네트워크를 결합하면서 고성장을 이어갔다.
현 중국 금융시장도 전반적으로 중국 로컬 금융사가 외국계 금융사와 비교해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이 줄어들고 중국 증권거래소 상장이 늘어났고, 중국 금융사가 중국 내 기업공개(IPO) 대부분을 담당하면서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중국 시장 수익은 전년대비 60%나 줄었다.
이 같은 중은삼성의 사례를 고려하면 한국 보험사는 중국 로컬 은행과 제휴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 한국 증권사(자산운용사)들 역시 은행에서 펀드상품이 많이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 로컬 은행과 협력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국 로컬 금융사 중 협력 대상을 선정할 땐 금융 업종별로 특수성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은행은 국유상업은행이나 주식제 상업은행보다는 도시 상업은행이나 농촌 상업은행과 제휴할 때 시너지 효과가 크다. 그러나 증권·보험사는 지역 영업망만 가진 금융사보다는 전국적 영업망과 영업권을 가진 금융사와 협력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또 어느 업종이든 미상장금융사 중 성장 전망이 좋은 중국 로컬 금융사를 발굴해 지분을 인수한 후 해당 기업을 성장시켜 상장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