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태영호, 3·1운동도 김일성이 했단 北 교육 왜 믿냐"

태영호, 제주 4·3 北 소행 발언 논란
제주 4·3 단체, 성명 내고 비판..후보직 사퇴 촉구
민주당, 국회 윤리위 제소..류호정 "아픔 쿡쿡 쑤셔"
  • 등록 2023-02-15 오전 7:32:00

    수정 2023-02-15 오전 7:32:00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고 말해 논란을 야기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에 대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한심하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 나선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 (사진=뉴스1)
진중권 교수는 14일 밤 CBS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에서 배운 걸 왜 믿느냐, 북한에서 넘어왔으면 그걸 빼야지 색깔을 빼야 되는데 그걸 지금 들이대면 어떡하냐”며 이같이 말했다.

진 교수는 “북한에서는 3·1운동도 김일성이, (1866년 평양 군민들이 태운) 셔먼호를 김일성 할아버지가 태운 것이라고 한다”며 “(제주 4·3은) 국가가 사과까지 했던 사건인데 북한에서 배운 교과서를 들이대면서 이따위 얘기를 한다는 건 용납이 안 된다. 이해가 안 가고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태 후보는 지난 12일 4.3 사건 위령탕 앞에 무릎을 꿇고 향을 올리며 “4.3 사건은 명백히 김 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김 씨 정권에 몸담다 귀순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희생자들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한다”라고 밝혔다.

태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제주 4·3 유가족이 자신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제가 한 행보와 발언 중 어느 부분을 반발하는지 들어보지 못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하게 알려달라”며 “제주 4·3 사건은 남로당 제주도당이 무장 폭동을 결정해 일어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 있는 북한 드라마엔 제주 4·3 주동자가 제주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제주 4·3 사건을 들여다볼 때 무조건 ‘이것은 아니고, 저것은 틀리다’는 식으로 바라보지 말고 팩트 체크로 역사 전후 흐름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관련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태 후보의 발언은 “왜곡” “망언”이라며 사과와 최고위원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야권에서도 태 후보의 발언을 일제히 비판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를 통해 “최고위원은 하고 싶은데 지지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다급한 듯 하다”며 “세상 모든 아픔을 쿡쿡 쑤셔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은 태도로 행동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날 태 후보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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