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쿠바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미국의 제재로 유통되는 현금이 부족하자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비트코인 이미지(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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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CNBC는 쿠바 중앙은행(BCC)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고 관련 규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쿠바 정부는 “사회경제적 효용에 따라 암호화폐 결제를 허가한다”며 “국가가 암호화폐의 운영 상황에 대해 통제할 수 있으며 불법적인 행위는 금지된다”라고 설명했다.
쿠바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시 대(對)쿠바 경제봉쇄 조치와 더불어 동맹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조 급감과 수출 감소로 달러 사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미국 당국이 쿠바로의 송금을 금지하자 규제망을 피하기 위해 암호화폐로 송금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암호화폐가 시장에서 상당히 통용되는 상황이라 CNBC는 전했다.
10년 동안 쿠바를 연구해 온 므날리니 탱카 포틀랜드 주립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쿠바는 달러를 확보하는 방법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인 결세 수단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에 쿠바에서 암호화폐 채택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7일부터 비트코인이 달러와 더불어 법정통화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엘살바도르에 이어 쿠바도 암호화폐를 지급 수단으로 인정하면서 암호화폐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