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이야기]갑작스런 ‘안면 통증’... 삼차신경에 문제 있을 때 발생

박창규 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 등록 2020-08-29 오전 8:17:25

    수정 2020-08-29 오전 8:17:25

[박창규 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사람 얼굴에는 다양한 근육이 있고, 안면근육은 안면신경에 의해 조절 받는다. 안면신경은 얼굴의 움직임에 주로 관여하고 안면감각에는 잘 관여하지 않는다. 안면감각은 얼굴을 크게 삼등분(이마, 코와 볼, 아래 턱 부위)으로 나누어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 따로 있다.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감각을 담당하기 때문에 안면 감각신경은 삼차신경이라 부른다.

박창규 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안면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삼차신경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 외상으로 인해 염증반응이 발생하면서 삼차신경 말단부에 자극을 받게 되고, 흔히 예상할 수 있는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손상에 의한 통증이므로 발병원인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잘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신경 손상이 심하게 발생해 외상의 흔적이 아물어도 신경 말단부의 변성으로 인해 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겉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고 통증이 발생할 만한 원인이 없음에도 안면통증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두개골 안에 있는 삼차신경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많다.

가장 흔한 원인은 두개골 내의 삼차신경 주위에 있는 뇌동맥이 삼차신경을 압박하고 이러한 자극에 의해 안면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혹은 드물게 삼차신경 주위에 뇌종양이 발생해 문제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삼차신경의 문제로 발생하는 안면통증을 삼차신경통이라 부른다.

삼차신경통은 특징적인 임상양상이 있다. 통증의 양상은 대부분 전기가 오듯 찌릿한 느낌이거나 날카로운 느낌의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거나 양치질을 할 때의 자극으로 인해 통증이 유발되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치통과 잇몸 통증으로 치과 진료를 받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을 때에는 삼차신경통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삼차신경통의 치료는 우선적으로 약물치료이다. 일반적인 염증성 통증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진통제에는 반응이 없다. 항경련제 등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에 작용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약물에 대한 반응이 없고 뇌 정밀 검사상 삼차신경통을 유발하는 원인(혈관, 뇌종양)이 관찰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명확한 원인이 관찰되지 않거나 수술적 치료가 부담스러울 경우에는 삼차신경에 대한 고주파 응고술이나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본원에서는 갑자기 발생한 극심한 삼차신경통 환자가 내원했을 때 즉각적인 치료를 위해 삼차신경분지 차단술을 외래에서 시행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이는 통증 부위로 분포하는 삼차신경의 말단 분지 부위에 국소마취제를 투여해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다만 작용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지는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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