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선 '아말호' 디렉터 "아랍국가 최초 도전···산유국 청년들에게 경종"

[인터뷰]옴란 샤라프 에미리트화성임무 디렉터
17일 오전 탐사선 발사 예정···화성 대기 등 관측
젊은 청년에게도 변화 물결···"우주 지식 창출 국가로"
  • 등록 2020-07-16 오전 4:11:55

    수정 2020-07-16 오전 4:11:55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화성탐사는 어렵지만 도전을 통해 배우고, 실패해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아랍국가도 우주에 대한 지식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옴란 샤라프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의 ‘에미리트화성임무(EMM)’ 프로젝트 디렉터를 맡고 있다.<사진=에미리트화성임무팀>
옴란 샤라프 에미리트화성임무(EMM) 프로젝트 디렉터는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아랍국가 최초의 화성탐사선 발사 의미를 강조했다.

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뜻의 아말호는 기상악화로 15일 새벽에서 17일 오전 5시 43분으로 발사일정을 연기해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일본 발사체 ‘MHI H2A’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약 7개월간 4억 9350만㎞를 시속 12만 1000㎞의 평균 속도로 비행해 내년 2월쯤 화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탐사선은 도착 이후 화성 대기 분석 등의 과학적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아말호 개발부터 발사, 운용 전반을 이끌고 있는 옴란 샤라프 디렉터는 기존 지구관측위성 중심의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이하 MBRSC)를 행성간 탐사임무를 기획, 수행하는 조직으로 이끌었다.

옴란 디렉터는 미국과 한국에서 교육받은 전자 시스템 엔지니어이다. 2005년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전기공학 학사, 201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과학기술정책 석사학위를 받아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두바이샛(DubaiSat) 1호와 2호 엔지니어로 활동했으며, MBRSC에서 프로그램 매니지먼트 디렉터 등을 역임했다.

그는 “탐사선은 화성에 도착해 대기 역학과 기후를 심층 분석할 예정”이라며 “화성 궤도를 돌며 1년여간 기후를 관찰하고, 시간대와 계절의 변화에 따른 대기 상태와 기후를 분석하고 표본을 채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UAE의 우주개발 도전이 알려지며 기존에 국제관계나 경제 분야에만 관심을 갖던 학생들이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진출하고 있다”며 “과거 문명의 발상지였던 아랍이 우주 시대를 준비하는 지식을 활발하게 만들어 내는 곳으로 변모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옴란 샤라프 디렉터와의 일문일답.

-화성 탐사는 아랍권 최초로 알고 있다. 이번 발사는 어떠한 의미가 있나.

△UAE 정부와 화성탐사 프로젝트팀은 프로젝트에 착수하며 청년들과 사회에 미래 지향적 목표를 제시하려 했다. 도전적 목표를 직접 수행하며 장기적으로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려 했다. 작게는 과학·기술 분야, 크게는 국가 내 다른 산업까지 영향을 끼치고, 크게는 전세계와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을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경제 발전을 이루고자 했다.

-UAE의 첫 시작이 달이 아닌 화성인 이유는.

△우주 프로젝트는 그 자체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달탐사도 어렵고, 화성탐사는 그보다 더 어렵다. UAE 정부는 우주 탐사 프로젝트를 계획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긍정적 경제 영향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누가 해도 어려울 문제에 대한 도전이 필요했고, 산유국으로 다소 안일한 태도를 가진 아랍청년들에게 도전만으로도 자극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필요했다.

-화성탐사선 개발은 어떻게 이뤄졌나

△이번 화성 탐사선은 100% 에미리트 출신 개발자, 과학자, 기술자로 구성된 팀에서 개발했다. 200여개의 신규 기술 디자인을 개발했고, 부품 중 일부도 UAE에서 제작했다. UAE의 초기 인공위성 개발 프로젝트였던 두바이샛(DubaiSat) 1, 2호는 각각 30%, 50% 정도의 개발을 UAE 과학자들이 이뤄냈다. 그 외에는 지식 이전 등 다양한 파트너쉽의 형태로 완성했다. 있는 것을 사오기보다 ‘우리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중요하게 봤다. 앞으로 국내 과학기술 인프라를 키우고, 우주탐사 분야를 넓힐 인재도 육성할 계획이다.

-우주 후발국가인 UAE가 빨리 화성 탐사에 나설 수 있게 된 배경은

△UAE는 우주 탐사 분야뿐만 아니라 국가 건국사만 봐도 비교적 젊은 국가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세계 각지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 과학자들의 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가 2006년부터 지구 정밀 촬영기술을 장착한 인공위성을 개발하며 축적해온 지식의 총합체라고 볼 수 있다. 우주, 과학, 기술, 그리고 교육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번 탐사에서 가장 주력했던 부분은.

△화성 탐사 프로젝트는 어려운 일이며, 그동안 프로젝트 절반 정도가 실패했다. 우리도 성공을 확신하지 못한다. 우리 팀은 발사와 탐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준비하고 있다.

△프로젝트 준비 기간, 예산이 모두 빠듯했다. 모든 과정이 어려웠다. 도전 과정에서 우리가 배웠다면 실패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화성의 기후 정보를 우주에 관심을 가진 국제사회와 공유해 새로운 우주에 대한 지식을 만드는 역할을 아랍국가가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UAE만의 차별화된 우주개발 전략이 있다면.

△세계 각국별로 상황이 달라 목표나 전략도 다르다. UAE는 일반 프로젝트 대비 절반 수준의 개발 기간과 한정된 자원을 갖고 시작했다. 프로젝트 수행에서 다른 국가나 기관과의 협업도 중요한 가치라고 봤다. 미국의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 애리조나주립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와 협력하고, 개발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다.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배운 만큼 국제 과학 사회에 환원하고, 다시 배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발사 이후 계획이 있다면.

△국가 내외부를 아우르는 희망을 전달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UAE와 아랍 지역의 청년들에게 우주 탐사와 과학기술 분야에 관심을 갖게 하고, 향후 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할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과학·공학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해 많은 국제 교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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