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처음처럼에도 실험적인 시도가 필요했습니다.”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칠성음료 본사에서 만난 장승훈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마케팅1팀 책임은 처음처럼 플렉스(FLEX)의 탄생 배경을 이같이 말했다. 처음처럼 플렉스는 래퍼 염따와 콜래보레이션한 한정판으로 지난 3월 출시했다. 출시 후 2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작년 7월 불매운동 이후 판매부진을 겪었던 처음처럼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 장승훈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마케팅1팀 책임이 처음처럼 플렉스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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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책임은 처음처럼의 콜래보레이션 대상을 염따로 정한 것에 대해 “염따는 자신을 플렉스란 키워드로 브랜딩한 아티스트였다”고 답했다.
그는 염따를 지난해부터 눈여겨 봤다. 특히 그의 거친 캐릭터에 20대가 환호하는 상황에 주목했다. 대중적인 아티스트는 아니었지만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염따였다. 염따는 플렉스를 새긴 티셔츠를 제작해 사흘 만에 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마케팅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염따와의 콜래보레이션은 여러 장애물을 통과해야 했다. 내부 임원들을 설득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염따라는 인물의 낮은 인지도 때문이다. 장 책임은 염따를 알리기 위해 임원 발표에서 염따의 노래를 먼저 들려줬다. 반응은 냉담했다. 거친 언어를 쏟아내는 탓에 거부감이 들었던 것. 장 책임은 이런 분위기에 굴복하지 않았다. 20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플렉스란 브랜딩을 완성한 염따를 강조했다. 또 플렉스 티셔츠의 판매 성과를 제시하며 콜래보레이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임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염따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작업을 진행했다. 통상 광고기획사가 중간에서 조율하지만 이번에는 장 책임이 직접 염따와 작업을 진행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 장승훈 책임이 처음처럼 플렉스 판촉용(왼쪽)과 미니어처(오른쪽) 상품을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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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이 처음처럼 플렉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염따가 모든 과정을 SNS 라이브방송을 통해 팬들에게 출시 준비의 모든 과정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콜래보레이션 계약 과정, 한정판 디자인 등 출시 전부터 염따 팬들은 처음처럼 플렉스의 출시를 알고 있었던 셈이다. 프랜차이즈 주점 ‘1943’도 처음처음 플렉스 성공에 영향을 미쳤다. 최혜성 대표가 처음처럼 플렉스를 공급받기 위한 과정을 유튜브에서 라이브방송을 하면서 구독자들에게 처음처럼 플렉스를 알렸다.
처음처럼 플렉스는 출시 후 ‘염따빠끄 챌린지’를 형성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염따빠끄 챌린지는 처음처럼 플렉스 병뚜껑에 한 글자씩 새겨진 ‘염’, ‘따’, ‘빠’, ‘끄’를 모두 모아 SNS에서 인증하는 챌린지다. 빠끄는 염따가 자주 사용하는 일종의 추임새다. 장 책임은 “염따의 팬들은 겨냥한 것으로 이분들은 어떤 의미인지 안다”며 “(염따빠끄가)챌린지 열풍이 불면서 놀잇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장 책임은 처음처럼의 트렌디한 변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처음처럼은 언제나 도전적인 자세로 젊은 이미지였다”며 “처음처럼 고객들은 트렌디에 민감한 고객들이란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