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상록지구(만안구 안양8동 일대·6만9950㎡)가 재개발 7부 능선인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5월 조합설립인가 이후 11년째다. 일반조합(716명)과 상가협의회(33명)가 상가 부지 6611㎡(약 2000평)에 대한 평당 보상액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사업 진척이 어렵게 됐다.
|
30일 안양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안양상록지구는 다음 달 초 열릴 제4차 시·조합·상가 간 3자 면담을 앞두고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합은 작년 12월4일 상가 측에 평당가를 2100만원(감정평가액+α)으로 책정, 총 420억원을 보상액으로 제시했지만 상가는 지난달 27일 열린 1차 조합·상가 간 2자 면담에서 조합 측이 제시한 가격을 거부, 평당가 최소 2700만원(총 540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가 측 대표인 임모(67)씨는 “평당가 2100만원에서 양도세 등을 빼면 1500만원 정도 남는데 그 돈으로는 다른 상가를 매입해 장사를 계속할 수 없다”며 “조합은 지금처럼 부동산시장이 좋을 때 이익금을 빨리 얻고 싶으니 우리더러 손해 보고 나가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상 조합장은 “상가 소유자들은 감정평가 없이 무조건 소유 부동산의 가치에 대해 처음에는 평당 3000만원 플러스 알파를 주장했다가 4500만원을 달라고 했고 이번에 비공식적으로 2700만원만 받겠다는 등 주장이 매번 바뀌었고 감정평가법에 반하는 무리한 요구를 해와 협의가 결렬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평당가를 2700만원으로 올리면 조합원들이 추가 분담금을 1500만원은 더 내야하는 상황이어서 2100만원이 협상의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
“市 방관만해”, 행정소송 건 조합
조합 측은 ‘투트랙 전략’으로 이번 문제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상가와의 보상액 관련 사안은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되 행정소송을 통해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고 강제철거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안양시가 조합의 사업시행계획 인가신청을 반려한 데 대한 소 제기다.
박창연 조합 (전)이사는 “재개발은 강제성을 띤 사업으로 감정평가 후 보상 절차를 법률에 따라 하면 되는데 시에서는 조합과 상가간 민간끼리 보상액 문제를 해결해야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해줄 수 있다”며 “사실상 시가 할 일을 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소송서 승소하면 법적 절차대로 철거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양시는 상록지구 재개발구역 내 상가를 존치하면 도로를 확장할 수 없어서 인가신청 전 상가와 협의를 완료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건축위원회 심의를 조건부 의결해줬다. 현재 중앙차선이 2차선이지만 이를 4차선으로 확장해야 재개발이 가능해 상가 조합원의 재개발 동의가 필수다. 그러나 조합 측이 상가와의 협상조건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가신청을 반려했다.
시 관계자는 “조합과 상가간 입장 차이가 크다”며 “시에서는 사유재산에 대해 관여할 수 없기때문에 면담 등을 통해 중재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