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비체계 유지, 방산업체와의 중복투자
현재 육군의 종합정비창에는 1385명이 근무한다. 해군은 정비창 1개와 수리창 3개에 총 2054명의 인력이 있다. 공군은 정비창 5개에 2122명이 근무하고 있어 3군 중 최대 규모의 창정비 시설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정비창이나 수리창은 상호 연계성이 없고 통합 운영도 되지 않는다. 각 군의 무기체계만 전담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 군직 정비는 30년 이상 된 노후 설비와 열악한 작업 공정 등으로 인해 플랫폼(차체·선체·기체)만 분해하는 재래식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마저도 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해 수행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엔진이나 구성품 정비는 외주에 의존한다. 특히 장비별 여전 정비와 창정비 능력, 경제성 및 효율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종합 정비창에 모든 지원 기능을 집중해 창정비 적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 노무현 정부 당시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민간 자원 활용을 통한 국방경영 효율성 향상을 추진하면서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에도 이를 명시한바 있다. 그러나 이는 선언적·개념적 수준에 그쳐 이후 국방개혁기본계획에서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군의 조직 축소 우려와 비용절감에 대한 공감대 부족, 초기 단계의 예산 증가 우려 등으로 답보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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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민간 위탁 시 업체 입장에선 무기체계 양산 이후에도 해당 공장 라인을 계속 사용할 수 있고, 또 민간 부분 투자 유도와 전문 업체 육성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산업화를 통해 국가 예산 절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군수지원 기능의 민간 위탁으로 2003~2007년 약 19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한바 있다. 또 다른 방산업체 관계자는 “군 인력운용 측면에서 수탁 업체의 고용 승계 등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면서 “연간 3조원 규모의 군직 중심의 정비 체계를 산업화 할 경우 고용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센터장은 “국방 경영 효율화라는 국방개혁 2.0 목표 달성을 위해선 민간 위탁이나 창정비 민영화를 포함한 민간 자원 활용 확대 정책이 구체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군 구조 개편과 연계해 군직 정비창을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하고 책임 경영을 하도록 문을 열어줘야 국가적 투자 중복을 피하고 병력 감축 등 국방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