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는 퇴행성관절 부위 환경을 개선해 통증을 없애고 연골 재생을 돕는 약이다. 연골세포와 연골세포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인자((TGF-β1)를 만들어내는 형질전환세포가 주성분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개발 초기부터 연골에서 유래한 세포로 형질전환세포를 만드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15년만에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형질전환세포를 만든다는 것을 미국 임상시험 도중 확인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즉각 판매중단 조치를 결정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이미 상용화한 인보사에도 신장유래세포가 포함됐는지를 미국 업체에 분석의뢰했고, 이 결과가 15일 발표된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국내 세포에서도 신장유래세포가 확인되는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동일한 세포주를 배양해 한국과 미국이 각각 나눠 가졌기 때문에 충북 청주 공장의 세포가 신장유래세포로 확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개발, 임상, 상용화 등을 거치는 동안 성분이나 공정이 바뀌지 않은 만큼 표시사항 변경 후 판매재개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허가 당시와 세포 성분이 바뀌지 않았고 △10여 년의 임상시험을 거쳐 상용화 이후 3200여 명의 환자들에게 쓰는 동안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포가 바뀌었다는 게 밝혀졌어도 안전성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성장인자 생산에 쓰이는 신장유래세포가 ‘종양원성’이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미 시술받은 3400여명 환자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주사를 맞으면 암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오해 탓이다. 인보사 치료 병원에는 벌써 환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시작된 상황. 회사 측은 “종양원성은 암이 될 가능성이 아니라 무한대로 증식한다는 의미인데 일부 언론이 과도한 불안감을 조장했다”며 “환자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치료환자 전수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 추적관찰 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식약처와 주요 탐색 지표, 안전성 규명을 위해 필요한 검사 목록 등을 협의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에서 확인된 신장유래세포가 국내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것이다. 만에 하나 분석결과가 이와 같이 나온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같은 세포주에서 나누어 받은 동일한 세포가 아니라는 의미로 일정한 품질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생길 수 있고 개발, 임상시험, 상용화 등 모든 과정을 믿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허가취소는 물론이고 환자들의 집단소송, 식약처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 한국 바이오에 대한 불신 등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며 “황우석 사태보다 더 큰 국제적 망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