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좁다" 해외 거점 확대 나선 의료기기

레이, 인도에 합작법인 등 거점 설립 추진
디알텍, 中창저우 공장 준공하고 가동 착수
바텍·원텍도 해외 거점 확대, 수출 비중 높아
침체 빠진 내수시장 넘어 글로벌 현지화 전략 강화
  • 등록 2019-02-20 오전 6:00:00

    수정 2019-02-20 오전 8:30:02

레이 치과용 엑스레이 ‘레이스캔 알파’(왼쪽)와 원텍 갑상선 수술용 의료기기 ‘홀인원’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레이(RAY)는 현재 인도에 거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치과용 엑스레이에 주력하는 이 회사는 2012년 ‘레이스캔 알파’를 출시한 이래로 매년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주력하는 이 회사는 전체 매출 중 90% 이상을 수출로 거둬들인다. 수출 지역도 미국과 중국, 일본 등 40개국 이상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인도와 대만에 잇달아 치과용 엑스레이를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전년 329억원보다 57%나 늘어난 518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레이는 올해 인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현재 현지 업체와의 합작법인 등 형태로 거점 마련을 계획 중이다. 이상철 레이 대표는 “레이스캔 알파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년간 전 세계 각지에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이후 출시한 치과용 3D(3차원)프린터 ‘레이덴트 스튜디오’ 등 판매도 호조를 보인다.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독일, 호주, 멕시코 등 이미 현지 법인을 구축한 국가에 이어 인도 등에 추가로 거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를 비롯해 디알텍, 바텍, 원텍 등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올해 해외 각지에 추가로 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특히 인도와 중동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을 주목한다. 한동안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영향으로 주춤했던 중국시장도 다시 노크한다는 전략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알텍은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서 지난달 생산법인 준공식을 개최하고 본격 가동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엑스레이로 촬영한 이미지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변환하는 의료장치인 디텍터(촬상소자) 사업에 주력한다. 디텍터는 필름을 현상하는 과정 없이 엑스레이로 촬영한 후 모니터를 통해 곧바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디알텍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국내 공장에서 전공정을 마친 반제품을 중국 창저우 공장에 수출한다. 이후 현지에서 조립과 검사 등 후공정을 마친 후 완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중국 생산을 통해 현지 경쟁사와 보급형 디텍터 분야에서 본격 경쟁한다는 방침이다. 안성현 디알텍 대표는 “종전 디텍터에 이어 맘모(여성유방)용 UD(울트라화질) 디텍터 ‘RSM 2430UD’ 등에 대한 중국 수출을 추가로 추진하는 등 올 한해 중국 현지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바텍 역시 두바이에 중동 현지법인인 ‘바텍 미들 이스트’(VME, Vatech Middle East)를 설립했다. 엑스레이 등 치과용 의료기기에 주력하는 바텍이 100% 투자한 중동법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레바논, 이란, 이집트 등 중동 내 주요 국가들을 근접 공략하기 위해 출범했다.

바텍은 중동에 거점을 확보하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전 세계 15개 해외법인을 두게 됐다. 바텍은 이미 유럽시장에서 3D(3차원) 엑스레이 제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북미지역에서는 저선량 프리미엄 제품 ‘그린’(Green) 라인이 성장세를 이어간다. 중국에서는 2D 엑스레이 1위에 올랐다. 바텍 관계자는 “중동지역은 정부 입찰시장 비중이 높은 만큼 현지법인 운영을 통해 사업 확대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원텍은 중국에 이어 미국과 일본 등에 해외 거점을 구축했다. 피부과에 쓰이는 레이저 의료기기에 주력하는 원텍은 중국 베이징에 일찌감치 현지법인 ‘원텍 차이나’를 구축했다.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 매출 중 40%가량을 중국에서 거둬들인다. 원텍은 중국에 병의원용 의료기기를 수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탈모치료기 ‘헤어빔’을 1억 500만달러에 현지 업체에 공급키로 계약하기도 했다.

원텍은 중국에 이어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일본 도쿄에 잇달아 법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중국에 이어 북미와 일본, 동남아 등 다른 국가로 의료기기 수출지역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원텍 관계자는 “올해 미국법인을 중심으로 북미시장으로의 제품 수출 확대와 함께 갑상선과 하지정맥류 수술에 쓰이는 레이저 의료기기를 동남아 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거점을 통해 해외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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