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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비싸게 팔자” 매물 거둬들이고 호가 올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5일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노선 사업시행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사실을 통보했다. 9호선 4단계는 올 10월 말 개통을 앞둔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길동생태공원, 한영고, 고덕역을 경유해 고덕강일1지구(샘터공원)에 이르는 3.8㎞ 구간이며, 4개역이 신설될 예정이다.
최대 수혜지역은 강동구 고덕·명일·길동 등이다. 지하철 9호선 개통 시 강동구에서 강남권 진입이 30분 내에 가능해진다. 때문에 9호선 연장은 강동구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손꼽혀 왔다. 강동구는 9호선 4단계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연내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도 9호선 연장 수혜지역 아파트 단지들에선 추가 가격 상승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도 희망가를 올려 부르기 일쑤다. 실제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옛 고덕주공2단지) 전용면적 84㎡형은 11억~11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일주일 전보다 2000만~3000만원 올랐다. 작년 봄 입주한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84㎡형은 올해 초만해도 9억원대 후반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최대 13억원까지 호가한다.
고덕역 인근 A공인 관계자는 “9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후 매입 문의 전화가 많아졌지만 집주인(조합원·분양권 소유자)들이 팔지 않겠다고 하거나 호가를 높이는 바람에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주변 입주 물량 많아… “섣부른 투자 삼가야”
분양을 앞둔 고덕동 재건축 단지도 9호선 연장 프리미엄의 수혜를 톡톡히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분양하는 ‘고덕 자이’(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아파트)는 GS건설이 강동구에서 수년 만에 선보이는 자이 브랜드로 총 1824가구 중 86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고덕자이의 일반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싼 3.3㎡당 2400만원 선으로 책정된 만큼 9호선 연장을 호재로 엄청난 수의 청약통장이 이 단지에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9호선 4단계 연장 노선이 개통하기까지는 꽤 오래 기간이 걸리는 데다 고덕동 일대 재건축 입주 예정 물량도 많아 고덕·명일동 일대가 앞으로 1~3년 새 ‘공급 폭탄’에 속앓이를 할 수 있는 묻지마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