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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다양한 산업군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개발사와 배급사 간 분업화와 불법 복제 문제, 가파르게 성장하는 아이템 구매까지 거대한 마켓 플레이스가 되고 있는 게임산업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경우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구매하고 게임내에서 아이템을 사고 파는 등 하나의 생태계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 분야에 블록체인을 접목할 경우 게임내에서 획득한 포인트나 아이템을 분산원장에 영구적으로 저장해 소유권을 사용자가 가질 수 있다. 게임이 사라지거나 개발사가 망하더라도 사용자는 이를 언제든 다른 누구가에게 쉽게 양도할 수 있다. 아울러 토큰을 통해 게임을 구매함으로써 기존에 앱 판매에 따른 수수료의 절반 이상을 독식하던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자를 배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게임 개발자들의 수익성을 키워 양질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동기를 강하게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첫 블록체인 모바일게임 `크립토 탱크`…아이템 소유권 유저에게
그러나 기존 게임사들은 원하지 않는 모델이다. 이익 극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이 오히려 시장의 기회가 되고 파괴적 혁신이 가능한 포인트라고 본다. 그는 “현재 모바일 게임은 이용자에게 과금을 요구하거나 불필요한 광고를 계속해 보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대부분 수익이 광고 플랫폼 운영자에게 귀속되는 구조”라며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결제 모듈을 갖춘 우리의 모바일 게임이 앱스토어·구글플레이 등 대형 플랫폼에서 벗어나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가 직접 만나는 혁명을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말 해피소나가 세상에 내놓은 `크립토 탱크(Cryptotank)`라는 게임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첫 모바일 게임이며 이같은 비전을 실현하는 첫 걸음이다. 지난해말 안드로이드 비공개 베타서비스를 성공리에 마치고 지금은 오픈 베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애플 iOS에서는 비공개로 베타서비스 중이다. 사실 크립토 탱크는 그리 생소한 게임은 아니다. 예전에 오락실에서 `탱크` 또는 `독수리 요새`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배틀 시티(Battle city)`라는 고전 게임에서 모티브를 따왔기 때문이다. 탱크를 움직이고 발사하는 등 조작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단계가 진행될수록 점점 적군 탱크를 격파하기 어려워지고 아군 요새를 지키기 힘들어지도록 설계된 멀티플레이 게임이다. ERC20 토큰으로 자체 개발한 소나토큰(Sona token)을 걸고 1대1로 대결을 펼치는 방식이다.
소나토큰 사용 활성화…당장 ICO보단 필요시점에 펀딩방안 고민
초기 반응도 좋은 편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열기가 가장 뜨거운 한국인 유저가 역시 가장 많고 베타서비스에서 제외된 중국을 빼고 미국과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도 사용자가 늘고 있다. 연령별로는 게임에 관심이 높은 20대들은 물론 암호화폐에 관심이 높은 30~40대까지 넓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고 대표는 “일단은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면서 범위를 넓혀갈 것이고 해피소나가 해외에 있는 기업이다보니 글로벌 사용자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피소나는 여전히 ICO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백서만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실제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블록체인 스타트업들과 달리 해피소나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개념증명(POC)을 마치고 베타서비스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시점이라 굳이 ICO가 필요하진 않다는 입장이다. 고 대표도 “우리는 오히려 서비스를 증명헤야 하는 단계인 만큼 고객들에게 리스크를 안겨줄 이유는 없다”며 “나중에 사업 진행에 따라 상황에 맞는 자금 조달 방안을 고민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