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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인 이들은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된 사건사고와 대기질 악화, 교통체증 등의 환경문제로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 서산시는 대산공단 입주기업들이 주민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책을 마련하지 해야 한다며 압박에 나섰다.
“대산석유화학단지 주변 주민들 공해·소음·악취로 피해”
충남 서산시 서산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완섭 서산시장은 “대산석유화학단지 인근 주민들은 공단에서 내뿜는 각종 공해와 소음, 악취 등으로 건강까지 위협받는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석유화학산업은 고온·고압의 위험물을 제조하고, 취급·저장하는 업종 특성상 대형사고의 위험성을 항상 동반하고 있다”면서 “벙커C유 유출이나 폐유 운반선 폭발, 대형 탱크로리 전복을 비롯해 각종 폭발·화재사고가 났다. 지난달 25일에는 원인 미상의 소규모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에는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대기질 공동조사에서 ‘발암물질인 벤젠 등 특정 대기오염물질의 농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석유화학단지 주변 지역의 대기·수질 등에 대한 환경오염 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개선대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대산공단에 입주한 5대 대기업에서만 연간 4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다”며 “수조원을 들여 공장 증설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대산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주민들의 환경오염 대책이나 안전망 설치 등 근본적인 해법에 대한 요구는 무시한 채 명절이나 연말 즈음에 김장나눔이나 경로당 지원, 전통시장 상품권 구입 등 생색내기식환원사업이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단발적인 소모성 사업만으로는 주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대상도 일부 주민에 국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산에 입주해 있는 대기업들은 지역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줬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설비 증설 작업 등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울산이나 여수와 같이 기업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인프라에 투자할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울산서는 수천억 투자해 지역발전 지원”
서산시는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이 최소한 여수, 울산에서 보여준 수준의 지역상생 노력을 서산시에서도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은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교육과 의료, 체육·문화시설들의 도시 인프라가 확충돼야 하며, 이를 기업들이 앞장서서 건립해 시민들과 함께 향유할 수 있다면 서산시도, 시민들도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산시는 2030년까지 인구 30만명을 목표로 한 ‘2030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다만 그는 “기업들과의 상생과 동반성장의 방향성은 그동안 희생한 주민들의 의견부터 수렴해야 한다. 단지 기업들을 압박하고, 닥달해서 뭔가를 얻어내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완섭 서산시장 △1957년생 △서산시 해미면 출생 △연세대에서 행정학 석사·숭실대 IT정책경영학과 공학 박사 △7급 공채·철도청·총무처△2009년 제8대 서산시 부시장 △2011년 서산시장에 당선·2014년 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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