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vs개저씨]③유해진·이성민·설경구, 아재에 빠진 스크린

  • 등록 2017-09-15 오전 6:00:00

    수정 2017-09-15 오전 6:00:00

유해진
[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스크린이 아재매력에 빠졌다. 아재는 기존의 기성세대와 다르게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젊은 세대들에 열려 있다는 점에서 친근하게 느껴진다. 유해진·이성민·설경구가 스크린에서 전에 보기 어려웠던 젊고 세련된 중년의 모습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유해진은 ‘아재파탈’의 대명사 격이다. 유해진에게서 ‘아재열풍’이 시작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지난해 예능 ‘삼시세끼’를 통해 소탈함과 따뜻함, 편안함 인간적인 매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싱거운 ‘아재개그’도 유해진의 입을 통하면 빵빵 터졌다. 유해진은 고창 편에서 주로 밥을 시켜먹는다는 남주혁에게 “좀 데워 먹어~식혀(시켜) 먹지 말고”, 밥을 먹는데도 복근이 있다며 남주혁의 배를 보고 놀라는 손호준에 “촬영 안 할 때는 복근밥(볶음밥) 먹는 거 아냐” 등 말꼬리잡기식 농담을 해댔다. 예능에서의 매력은 스크린에서도 이어졌다.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킬러로 분했던 ‘럭키’에서 킹스맨 부럽지 않은 섹시한 ‘수트핏’을 과시하며 697만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생계형 형사로 분했던 ‘공조’에서는 권위적인 가장의 모습을 내려놓은 친구 같은 남편이자 아빠, 오빠 같은 형부로 호감을 얻었다. 유해진은 ‘럭키’에 이어 ‘공조’로 781만명을 모으며 주연으로서의 티켓파워를 증명했다.

이성민이 주연한 ‘보안관’의 흥행은 아무도 예상을 못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손익분기점(200만명)을 넘기고 뒤늦게 흥행에 성공한 슬리퍼 히트 무비다. 주·조연의 개성이 골고루 잘 드러난 이 영화는 주요 인물들의 평균 나이가 41.4세로 영화 자체에 아재의 매력이 충만한 작품이다. 이성민이 연기한 최반장은 ‘꼰대’ 같은 면도 있지만 큰형님 김종수부터 막내 배정남까지 제 사람은 물론 온 동네 사정을 살뜰히 챙기는 골목 대장 같은 면모가 스크린 밖 관객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갔다.

6일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돌아온 설경구는 뒤늦게 재발견된 ‘아재파탈’ 케이스다. 영화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웰메이드 누아르로 평가됐던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를 통해서다. 범죄조직의 2인자로서 그 전까지 ‘현실 연기’로 멋 부릴 일 없었던 설경구는 폼나게 수트를 입고 주먹질 하며 상남자의 면모를 보였다. 전에 없던 모습에 팬들은 신선한 매력을 느꼈다. 이 영화로 자신의 이름 끝자를 딴 ‘꾸꾸’라는 애칭을 얻는 등 아이돌 부럽지 않은 2030 젊은 팬들을 얻었다. 팬덤의 힘으로 ‘불한당’은 이례적으로 상영을 재개한다. ‘불한당’이 현재까지 93만명을 동원했는데 100만명 돌파가 불한당원(‘불한당’ 팬)의 목표다.

이성민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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