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채권·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NIE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들이 매기는 삼성중공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이지만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익률을 반영한 채권등급(MIR·Market Implied Rating)은 ‘A-’ 수준이다. 쉽게 말해 마트에서 판매하는 ‘1++’ 등급의 한우 등심의 가격이 맛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심이 생기면서 ‘1+’ 등급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으로 비유할 수 있다.
크레딧시장 일각에선 삼성중공업의 자체 펀더멘털은 물론 그룹의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채권은행과 정부 압박에도 대주주 삼성전자가 지원을 꺼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최종 신용등급인 ‘A+’ 안에 반영된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고평가돼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다. 신평사들은 든든한 아버지가 버티고 있을 줄 알고 아들의 신용도를 ‘A+’로 매겼는데 선뜻 아들에게 지원하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아들의 신용도에 대한 의구심마저 생겨나는 것이다.
신평사들도 삼성전자가 삼성중공업을 지원할 의지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분석한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을 지원할 능력은 충분하지만 외국인 주주들이 제기하는 배임 논란을 의식해 선뜻 지원에 나설 의지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삼성중공업의 유동성 리스크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 자회사 꼬리 자르기 논란에 대한 평판 리스크를 고려해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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