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이란)=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외국 방문 때마다 ‘한류열풍’을 통해 문화세일즈에 공을 들여왔던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이란의 권력서열 1·2위를 잇달아 만나는 강행군에도 어김없이 ‘한·이란 문화공감 공연’ 관람 및 ‘K-컬쳐 전시’ 참관 등의 문화행보를 폈다.
이란식 히잡인 ‘루싸리’를 두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테헤란의 밀라드타워에서 열린 ‘한·이란 문화공감 공연’에 참석해 이란 관람객들에게 “쌀롬”(안녕하세요), “메르시”(감사합니다) 등 이란어(페르시아어)로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의 태권도 수련 인구가 200만명이나 되고 ‘주몽’이나 ‘대장금’ 같은 한국 드라마가 이란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라시대에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의 공주가 사랑을 나눈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이것도 두 나라가 (문화콘텐츠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두 나라 사이의 깊은 신뢰관계에 대해서도 우리가 문화콘텐츠로 만들어 나갈 수가 있을텐데, 이런 일이 정말 잘 이뤄지려면 여러분들이 우리 한국 문화를 더욱 많이 사랑해 줘야 한다”며 “우리 정부로서도 이런 좋은 문화적인 만남이 앞으로도 많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이란 국립오케스트라가 한국의 ‘아리랑 연곡’과 이란의 ‘이븐시나’를 협연하고, 이어 고대 페르시아 훈련법을 스포츠화한 이란 전통 무술로, 2010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무산에 등재된 ‘주르카네이’와 태권도 공연이 펼쳐졌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식, 한복, 한지와 한방의료 등 우리 전통문화를 전시·체험하는 K-컬쳐 전시를 참관했다. 전시에는 이란인 음식문화를 고려해 할랄 인증을 받은 백김치와 잡채, 미트볼 강정, 밀쌈, 석류음료 등이 선보였다. 박 대통령은 할랄 음식들을 시식한 후 “이란에 한국 음식이 더 많이 보급되고 다양한 한국 메뉴를 선보이는 한식당이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