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인 ‘플래텀’에 따르면 8월 국내 스타트업에 진행된 총 17건의 투자 중 6건이 공동 투자였다. 9월에는 19건 중 11건이, 10월에는 총 16건 중 9건이 공동 투자형태로 진행됐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투자금액을 기록한 11월에도 총 22건 중 9건이 여러 투자자가 함께 투자한 사례였다.
공동 투자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를 △스타트업의 가치(valuation) 상승 △스타트업의 공동 투자 요구 증가 △투자자의 리스크 분산 필요성 등으로 분석했다.
스타트업 밸류에이션 높아져 필요 자금 증가
보통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엔젤투자(Seed Money)와 시리즈A·시리즈B의 단계로 이뤄진다. 엔젤투자는 아이디어의 프로토 타입이나 베타 버전을 만들기 위한 단계에서 진행된다. 정식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투자가 시리즈A다. 시리즈B는 정식 제품이나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자금이다.
이같은 투자 단계에 따라 국내 투자자도 구분된다. 엔젤투자사들은 스타트업의 업무공간 및 마케팅, 홍보 등의 업무를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역할을 한다. 그 다음이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벤처캐피털(VC)이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케이큐브벤처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 이후가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의 VC 단계다.
송인애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는 “학습력과 실행력이 뛰어난 팀들의 경우 자금력만 확보되면 빠르게 시장을 선점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스타트업의 경우 다른 투자자와 공동으로 투자해 자금력 확보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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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들이 공동 투자를 요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자금 유치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VC를 사업 파트너로 삼고 싶다는 것이다.
실제로 퓨처플레이·더벤처스·매쉬업엔젤스 등의 엔젤투자사 창업자들은 올라웍스·비키·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을 창업했던 창업가들이다. 단순히 자금 투자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창업 경험을 공유하며 멘토로 적극 나서고 있다. 때문에 해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외국계 VC의 공동 투자를 선호한다. VC가 갖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투자위험 감소 수단으로 분산 투자 활용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공동 투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초기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VC들은 투자금의 10배수를 투자회수금액으로 산정한다. 그만큼 투자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투자한 스타트업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는 분산 투자를 통해 손실을 만회한다.
때문에 투자자간 ‘품앗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A라는 VC가 투자를 주도할 때 다른 VC인 B사가 함께 투자를 해줬다면, B사 투자시 A사가 도와주는 형태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파트너는 “공동 투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이익”이라면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