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원룸보다 월세가 80%싸다고? '매입임대' 청약 잡아라

서울 11개 자치구 원룸 주택 310가구 대상
평균 보증금 1662만원·월세 9만3000원 책정
1순위는 월평균 소득 전년도 도시근로자 50%
재계약 조건·무작위 추첨 등 숙지해야
  • 등록 2015-11-24 오전 5:30:00

    수정 2015-11-24 오전 10:52:57

△SH공사가 민간이 지은 원룸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매입 임대주택’을 오는 24~27일 공급한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들어선 매임 임대주택(원룸)전경.
[글·사진=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방문을 열었는데 이 집이다 싶었어요.”

지난 20일 오후 서울지하철 9호선 염창역(서울 강서구 염창동) 부근 주택가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이수진(여·28)씨. 이곳은 SH공사가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인 ‘매입 임대주택’ 대상 원룸이 있는 지역이다. 월세 부담에 걱정이 많았던 이씨는 SH공사의 매입 임대주택(원룸)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본 뒤 이곳을 찾았다. SH공사는 지난 17~20일까지 예비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주택을 공개했다. 이씨는 “가격도 저렴하고 실제로 집을 둘러볼 기회가 생겨 청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거난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을 위해 SH공사가 공급하는 매입 임대주택이 올해 마지막 청약에 나선다. 서울시내 11개 자치구(강서·관악·구로·노원·도봉·동대문·서대문·성북·영등포·은평·중랑구)에 있는 원룸 주택 310가구(전용면적 16~34㎡)가 대상이다. 예비 청약자들을 위해 마련한 현장 공개 행사에는 사회 초년생과 취업 준비생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주거난에 지친 젊은층의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는 게 SH공사 측 설명이다.

역세권인데도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30% 수준

매입 임대주택(원룸)의 최고 장점은 시세의 20~30% 수준인 월 임대료다. 이 임대주택의 보증금은 평균 1672만원, 월 임대료는 평균 9만 3000원 선이다. 이날 찾은 지하철 9호선 염창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전용면적 16.97㎡짜리 원룸(염창동 263-11번지)의 경우 보증금 1662만원에 월세는 9만 3000원에 책정됐다. 염창역 주변에 있는 전용 19.8㎡ 원룸 시세(보증금 1000만원·월세 45만~50만원)와 비교해 20% 수준이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전용 15.11㎡짜리 원룸(신림동 254-100) 시세는 보증금 782만원에 월세는 4만 3000원으로 주변 시세(보증금 500만~1000만원·월세 15~23만원) 대비 19~28% 선이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안모(31·동작구 상도동)씨는 “학교와 가깝고 집도 깨끗해 마음에 든다”며 “청약 경쟁이 치열한데, 꼭 당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지현 SH공사 도시재생본부 매입공급팀 차장은 “주변 시세의 40%에 임대료를 책정했는데, 최근 주변 원룸 월셋값이 오르면서 매입 임대주택 임대료는 더 저렴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현장공개 전부터 위치와 청약 조건 등을 묻는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있는 매입임대 주택 내부 모습
청약 경쟁 치열…청약 자격·재계약 조건 등 숙지해야

서울시는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02년부터 다가구·다세대주택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해 왔다. 2012년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 가족을 대상으로 원룸도 임대주택에 포함했고, 지난해부터 잔여 공가에 한해 일반인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SH공사가 올해 공급한 원룸 잔여 공가 물량은 498가구로 지난해(329가구)보다 51%(169가구) 가량 늘었다.

매입 임대주택은 임대료 상승 없이 최장 20년간 보장되는 주거기간이 장점이지만, 경쟁이 치열해 청약 조건을 잘 살펴야 한다. 일반공급 1순위 대상자는 서울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2인 이하 무주택 구성원으로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의 50% 이하(236만 7300원)이어야 한다. 2순위도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331만 4220원)로 제한된다.

1순위자는 해당 조건을 유지해야만 재계약이 가능하고 2~3순위자도 무주택자여야 한다. 아울러 주택을 신청하면 자치구별로 무작위 추첨이 진행돼 원하는 동·호수를 고를 수 없고 당사자 간 동·호수 교환도 제한된다. 청약 전에 엘리베이터 유무와 추가 비용이 드는 전기 관리 대상 주택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김호영 SH공사 매입공급팀장은 “내년도 사회 저소득층에 2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민간 임대 원룸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공급 확대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은 24~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SH공사 홈페이지(www.i-sh.co.kr/app)에서 신청할 수 있다.

※매입임대주택이란=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공사 등 공공기관이 민간이 지은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사들여 저소득층에게 저렴한 비용에 빌려주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SH공사는 지난해부터 매입 임대주택 대상을 원룸으로까지 넓혀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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