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과 9일 최정석 서울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신영철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을 만났다. 두 전문가로부터 정신질환 공화국의 정신건강 실태 및 해결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정신병 판정 기준, 원만한 일상생활 유지 여부”
|
매년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경쟁 중심의 한국사회가 사람들을 정신질환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 10~20대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30~50대는 직장 내 경쟁, 가정주부들은 가족관계 및 가사부담 등으로 병원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정신병 진단을 받으면 생물학적 치료와 정신사회학적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우울증은 뇌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등에 불균형이 생긴 만큼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긴장할 때 위축된 근육을 풀어주는 이완훈련과 상담을 통한 정서적 치료 등 인지치료도 함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독, 내가 끊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결”
|
중독은 크게 3가지 증세로 나타난다. 내성이 생겨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이를 중단하면 금단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또, 스스로 조절력을 상실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단지 어떤 특정한 행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중독으로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타고난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승리욕이 강한 사람은 도박에 중독되는 성향이 강하다. 또 환경적인 요소도 중요하다. 현실이 각박해지고, 재미가 없을수록 기분을 좋게하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된다. 그는 최근에 여성들이 도박, 술 중독에 빠지는 것도 이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남성화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선 환자가 먼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후에야 사소한 일상에서도 재미를 찾는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항갈망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와 함께 단주모임, 단도박 모임 등을 주선해 인지행동치료도 병행한다.
신 이사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에 치중한 채 사람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외면해 왔다”면서 “중독자가 늘어날수록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빨리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①내 동료가 미쳐간다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②두렵지만..정신과 문을 두드렸다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③男 알콜중독, 女 불안증
☞[정신질환 공화국 대한민국]⑤대책도 `속수무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