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진단·치료` 새로운 전기 마련

백성희·김근일 교수팀, 대장암 억제인자 `RORα` 발견
  • 등록 2010-01-31 오전 11:01:07

    수정 2010-01-31 오전 11:01:07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국내 연구진이 대장암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자를 발견해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백성희 교수와 숙명여대 김근일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대장암을 억제하는 새로운 인자인 `RORα(알오알 알파)`를 발견하고 작용경로를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 백성희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RORα` 단백질의 말단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이 `단백질 키나제C(PKC)` 효소에 의해 인산화(어떤 물질에 인산이 붙는 반응)되면 `RORα`가 베타카테닌 단백질과 결합해 대장암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PKC` 효소의 활성이 다른 암종과는 반대로 대장암에서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학계의 오랜 숙제에 해답을 제시한 것. RORα를 매개체로 이용한 새로운 방식으로 대장암의 촉진을 막는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PKC 효소가 활성화되면 RORα의 인산화를 촉진하게 된다는 사실도 규명됐다. 이는 베타카테닌의 기능을 억제해 대장암도 억제하게 된다는 윈트(Wnt) 경로 사이의 상호 조절기능의 구체적인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RORα의 인산화 여부가 향후 대장암의 주요 진단마커(진단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 항암 기능을 가지는 펩타이드(아미노산의 집합체) 서열에 대한 국내·국제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백성희 교수는 "Wnt 신호는 발생 과정뿐 아니라 암 골다공증 등 현대인의 질병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며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소뇌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유전자로만 알려진 RORα가 대장암 억제에 주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 교수는 이에 따라 "대장암 진단의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고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됐다"고 덧붙였다.

◇ 용어설명

▲RORα (Retinoic-acid related Orphan Nuclear Receptor α, 알오알 알파 고아 핵수용체)
고아 핵수용체는 DNA 결합 도메인과 리간드(ligand) 결합 도메인을 가지며, 유전자 전사(轉寫, transcription) 과정을 직접 조절하는 전사 인자 (transcription factor)로 알려져 왔으나, 리간드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핵수용체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소뇌 발생과 분화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RORα 결손 쥐에서는 비틀거리면서 중심을 못 잡고 걷는 형질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Wnt 신호 전달 억제를 통해 대장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새로운 기능이 밝혀졌다.

▲Wnt signal (윈트 신호)와 beta-catenin (베타카테닌)
Wnt 신호 전달은 발생 과정뿐 아니라 암, 골다공증 등 인간 질병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canonical과 noncanonical Wn`t 신호 전달 경로로 나눠볼 수 있다. `Canonical Wnt` 신호 전달경로가 활성화되면 베타카테닌 단백질이 핵 안으로 이동해 표적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베타카테닌 의존적인 경로를 의미하며, noncanonical Wnt 신호 전달경로에서는 베타카테닌 비의존적으로 `PKC` 인산화 효소 등이 활성화되어 조절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대장암에서 `canonical과 noncanonical Wnt` 신호 전달경로의 교차점에 RORα 단백질이 필수적이고 중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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