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매업체, `검은금요일` 매출 전년과 비슷

"작년보다 연휴길어 걱정없다"
할인폭 확대로 마진 위축은 우려
  • 등록 2005-11-27 오후 1:17:42

    수정 2005-11-27 오후 1:42:34

[이데일리 홍정민기자]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 첫날인 지난 25일(현지시간) 각 소매업체들의 매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휴기간이 지난해에 비해 길기 때문에 고객들이 느긋하게 쇼핑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업체들이 올해 연말쇼핑 시즌동안 견조한 매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각 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치열해 마진 측면에서는 압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쇼핑시즌 첫날 매출 전년과 비슷..남은기간 견조 전망 `여전`

쇼퍼트랙 RCT의 예비집계에 따르면 추수 감사절 다음날인 지난 25일 미국의 소매판매는 80억달러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추수 감사절 다음날인 11월의 마지막 금요일은 통상 연말 쇼핑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날이다. 흔히 유통업체들이 적자(red)에서 벗어나 흑자(black)를 기록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로 `검은 금요일(Black Friday)`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쇼퍼트랙 RCT는 연말 쇼핑 시즌이 지난해보다 길어졌고 소매업체들도 엄청난 할인공세를 퍼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소비자들은 쇼핑을 서두를 필요를 크게 느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쇼퍼트랙 RCT의 빌 마틴 공동 창립자 겸 부사장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쇼핑 시즌이 견조한 출발을 보였다"면서 "소비자들이 계속 상점으로 몰려올 것이며 관건은 소매업체들이 증가하는 고객들로부터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다"라고 말했다.

그는 업체들의 대대적인 할인공세 역시 매출액 감소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자제품은 지난해보다 무려 30%나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

이에 반해 지난 25일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연휴 주말 매출이 지난해 228억달러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NRF는 올해 검은 금요일 매출은 견조했으며 `사상 가장 극심한 판촉전이 벌어진 날`이었다고 표현했다.

국제 쇼핑센터 위원회의 마이클 니미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검은 금요일 매출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엄청나게 좋았던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는 것은 본질을 잘못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은 금요일 매출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날 수치가 연말 쇼핑 시즌 전체의 구매 패턴을 판단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월마트, 판매 호조..인파 몰려 경찰까지 동원

특히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할인 혜택을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 많은 고객들이 몰려들었고 매출 실적도 양호하게 나타났다. 26일 월마트는 연말 쇼핑 시즌 초기 매출에 힘입어 11월 미국내 동일점포 매출이 전년 대비 4.3% 늘었다고 밝혔다.

월마트의 팻 큐런 점포 운영담당 부사장은 검은 금요일 점포 개점 후 2시간동안 무려 200만명을 넘는 고객들이 월마트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점포에는 엄청난 인파로 사고가 발생할 것에 대비, 경찰병력까지 배치됐다.

많은 사람들이 싼 물건을 사기 위해 전날 밤부터 점포 앞에 줄을 섰으며 선착순으로 판매되는 제품을 사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다 부상을 입은 고객들도 속출했다. 한 남성은 할인 노트북 컴퓨터를 사기 위해 새치기를 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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