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희석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움직임이 주식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외국계증권의 한 애널리스트가 사흘만에 투자의견을 변경해 시장의 파장을 불러왔고 증권업협회는 애널리스트의 종목추천시 보유종목을 공개키로 요구하고 있다. 또 증권사의 결산(3월법인)을 맞아 새로운 자리를 찾으려는 애널리스트의 이동이 부쩍 잦아졌다.
이렇듯 애널리스트에 대한 증시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를 관장하고 있는 한 리서치 헤드가 애널리스트의 "기본"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장득수부장은 자신이 "거느리고 있던" 애널리스트의 이동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의 노력을 다짐하는 e-mail을 증권담당 기자들에게 보냈다.
장득수 부장은 첫머리에서 "저희 리서치센터에서 일부 직원들(3명)이 회사를 떠나 신영증권과 리서치 센터를 아끼시는 여러 투자회사와 언론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일부 직원들의 이탈에도 불구 저희 리서치 센터는 이제까지 유지했던 리서치의 전통과 객관성의 유지를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번에 자리를 옮긴 3명 가운데 2명은 대형사의 애널리스트로 이동했고, 한 명은 과거 삼성증권의 상무가 여는 자문회사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로 스카우트됐다고 설명했다.
장부장은 요즈음 일부 대형 증권사들이 뒤늦게 나마 리서치 센터와 애널리스트들의 중요성을 깨닫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외국 증권사와 견줄 수 있는 정말 경쟁력 있는 애널리스트를 키우기 보다는 속성으로 이른바 "돈의 힘"으로 단기간에 리서치센터를 키우려는 무리한 노력과 경쟁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 리서치 헤드를 맡은 분들이 단기간에 리서치를 키워 보겠다는 야심을 갖고 각 증권사에서 이름깨나 있는 애널리스트를 만나고 다니며 리서치 센터의 철학이나 방침도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 줄테니까 오겠느냐는 식으로 스카우트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에 따라 개별 애널리스트에 대한 엄격한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는 상태에서 일부 "인기투표"에 불과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 성적표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몸 값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하는 것은 증권업계 전체나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장 부장은 일갈했다.
장득수 부장은 "돈의 힘이 최고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따라 수요, 공급이 좌우되는 것이 뭐가 나쁘다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이것이야말로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이라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의 기본업무에 대해서는 " "지적인 창의력을 통해 기업의 향후 발전 방향이나 성과"를 예측하는 것이지, 어떤 종목의 주가가 얼마가야한다는 식의 주가 예측은 아니다"며 "주가라고 하는 것이 기업의 실적이라는 과학(Science)과 적정주가 수준이라는 예술(Art)이 결합된 것이라고 할 때, 과학 부분은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예술 부분은 펀드 매니저들의 몫"이라고 규정했다.
장 부장은 예술의 영역에 애널리스트가 주제넘게 도전하는 것은 결국 인터넷 버블시대 일부 미국 애널리스트들이 범했던 과오를 되풀이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부장은 앞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 우선 ▲최근들어 각별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애널리스트 윤리의 자율적인 준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시황 변화나 주위 환경, 압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이고, 객관적이며 창의적인 자료 생산에 주력하며 ▲개인이나 기관 투자가들의 이익을 무엇보다 중시, 투자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다짐했다.
이와함께 ▲기업탐방 등 현장의 목소리를 증시에 생생하게 전달하며 ▲대외적인 허명보다는 내부적인 애널리스트 자질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현재 만연되고 있는 애널리스트 스카우트 열풍에 동참하기 보다는 성실하고 실력있는 애널리스트를 양성하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대형기관뿐 아니라 자산규모가 아직 크지 않은 중소형기관과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발전, 유지시켜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장부장은 덧붙였다.